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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즈음 읽어본 깊은 성찰의 글


( 김태권 만화가에게 한겨레 신문에

감사하며 올려봅니다.)


[나는 역사다] 네번째 동방박사 아르타반 (소설 출판 1895년)

예수 찾아가지 못했지만, 예수의 길 걸은

 곧 크리스마스다. 아기 예수를 찾아온 동방박사가 몇명인지 그 이름이 무엇인지 성서에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익숙한 서방의 전승에 따르면 동방박사는 세 사람이고 이름은 멜키오르, 가스파르, 발타사르다. 그런데 아르타반이라는 네번째 동방박사 이야기를 미국의 목사이자 외교관이던 헨리 밴다이크가 소설로 썼다.

아르타반은 하늘의 별을 보고 아기 예수를 만나러 길을 떠났다. 세개의 값비싼 보석을 예물로 챙겼다. 여기까지는 다른 세 동방박사와 같다.

그런데 아르타반은 여행을 계속하지 못한다. 광야에 쓰러진 어린아이를 보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다섯군데 상처에서 피를 흘렸다(다섯군데 상처는 기독교 전통에서 예수 수난의 상징이다). 아르타반은 아이를 구해 근처 마을에 데려다주고 치료비로 보석 하나를 건넸다.

다음에 일어난 일을, 독자들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다시 길을 떠난 아르타반은 가난 때문에 큰 빚을 지고 노예로 팔려가는 가족과 마주쳤다. 가족의 빚을 갚기 위해 두번째 보석을 내주었다. 이어 전쟁으로 고통받는 마을에 다다랐다. 잡혀가는 사람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세번째 보석을 마저 주었다.

아르타반은 이후로도 고통받는 사람과 마주쳤고, 그때마다 옷가지를, 소지품을, 자기가 타던 말을 건네주었다. 결국 아르타반은 모든 걸 잃고 구걸하며 떠돌다가, 어느 항구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노예로 팔려갈 사람 대신 자청해 노예살이를 한다.

수십년 종살이 끝에 아르타반은 해방된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곳에 갔다가 청년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것을 본다. 사형수가 자기가 찾던 사람임을 깨닫고, 십자가 아래 쓰러져 예수와 함께 숨을 거둔다.

다음 사건이 뻔하게 짐작되는 이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 까닭은 무얼까. 2023년 우리 세상이 고통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리라. 가난 때문에 많은 가족이 흩어지고, 침략당한 우크라이나와 가자에서 전쟁은 여전하다. 세명의 동방박사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즐기면서도, 거지꼴을 한 네번째 동방박사 아르타반을 떠올리면 마음 한쪽이 불편하다.

김태권 만화가 (한겨레 신문 12.22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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