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할머니의 새해소원

이가을

                         한국작가회의 회보중에서~~


이제 늙어 가족도 다 떠나고 할머니 혼자 남았지.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 살림살이를 알고 있었지.

일손이 부족한 집에 지나가는 척 들러서

오늘은 할 일이 없어서 심심해 나왔는데 여기서 콩타작이나 

거들면 폐가 안 될라나 몰라.”

하며 일손을 거들고 아이를 업고 밭매러 가는 아낙을 보면

그 아이 이리 줘 보우손주를 안아 본지가 언젠지어디 보자

그 녀석 한번 장부답게 생겼네.”

하며 아낙이 밭을 다 매도록 아기를 돌봐 주었어.


입성이 남루한 사람을 보면 할머니는 입을만한 옷을 한 벌 주며 

이 옷이 내겐 안 맞는데 입어 보우옷이란 맞는 사람이 임자지.”

하며 미안해하지 않게 주었어.

무엇이든지 할머니는 다른 사람이 쓸모없다고 하는 것들을 얻어다

 아주 쓸모 있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지.


솜씨 있는 석수장이가 돌을 보면 그 돌로 무엇을 깍으면 될지 알듯이 

할머니는 하찮은 낡은 물건이라도 보면 쓸만한 귀한 물건으로 바꿔

 만들어 놓았는데 그것은 물건을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이야.

할머니는 오래 입어 팔꿈치 둘레가 얇아진 쉐타를 풀어 살살 끓는 물 

주전자 김을 쐬어 새 실로 만들어 아기들 예쁜 쉐터나,허리 시린 노인들  조끼를 뜨고,더러는 방울 달린 털모자를 떠서 추운 날 귀가 빨갛게 언 채 노는 아이들 머리에 씌어 주곤 했지.


또 낡아 못 입게 된 헌옷은 성한 곳만 골라 사방 한 뼘만 되면 잘라서 모아 예쁜 조각이불을 만들어 이불이  모자라는 아이가 있는 집에 주었어.

마을 사람들의 부탁을 할머니는 무엇이나 들어 주었고 마을 사람들이 안 쓰는 것은 무엇이든지 기쁘게 받아 필요한 사람이 다시 쓰게 했어마을 사람들은 할머니를 무엇이든지 할머니라고 부르며 좋아했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42 앗 펭수 언니여???? [2] file 약초궁주 2020.01.02 22823
1441 윤창중사건, 국민행복시대의 숙제 (오한숙희기고) [1] 약초궁주 2013.05.14 15002
1440 강화읍내 맛집- 신아리랑 젖국갈비 [3] file 약초궁주 2009.11.17 4074
1439 겨울에 씩씩한 채소 시금치( 페스토) [2] file 약초궁주 2020.01.09 3950
1438 봉은사 판전 글씨 [1] file yakchobat 2008.10.29 3519
1437 에미야. 밥상 차려라(작은숲 김선경) [2] file yakchobat 2008.10.22 3513
1436 평생 남자랑 다섯 번밖에 못 자봤어요-고양이 팬 여인. yakchobat 2008.10.14 3507
1435 제주올레 비박여인들과 오리발 회 yakchobat 2008.10.17 3491
1434 [re] 봉은사 판전 글씨 [1] 최종범 2008.11.03 3461
1433 고추에 숨겨진 깊은 뜻 (안읽으면 지만 손해쥬) file yakchobat 2008.10.29 3422
1432 오징어 앤드 두부 초밥 file yakchobat 2008.10.15 3392
1431 김성동의 천자문-글씨연습하며 점치는 책 [2] file 약초궁주 2008.10.30 3380
1430 강화올레 2코스 <고려산에서 망월돈대까지> [4] 약초궁주 2009.07.03 3334
1429 강화올레 수로를 걸어서 바다를 만나다.<하점교-창후리포구> [3] file 약초궁주 2008.12.09 3311
1428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잉 yakchobat 2008.10.21 3290
1427 강화올레 - 1탄 - 봉천산등반 file 초록호수 2009.06.04 3237
1426 고양녀 취향도 가지가지 yakchobat 2008.10.19 3232
1425 고양이야~~여기 생선이...(교장샘칼럼) yakchobat 2008.10.10 3228
1424 꽃피는자궁 [1] file yakchobat 2008.10.07 3227
1423 올해부터. 독서일기 시작하려고. [1] 약초궁주 2009.01.06 3225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