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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이 따스해야 건강해져요

2022.12.13 11:42

약초궁주 조회 수:89

시를 읽는다.

독거인의 부엌 

게다가 아프기까지 하다면....


아픈 사람의 부엌

김진희 시인  (작가회의 책에서 베낌)


아픈 사람의 부엌에서 가지가 마른다

탱탱했던 가지의 가지새 인조가죽 잠바가 눈에 띄게 헐렁해졌다


시들시들한 꼭지푸서푸석해진 호박의 둥근 얼굴은 어떤가

끓는 라면 냄비에 뛰어든 대파는 버려지기 전에 제구실응 했고


보온밥통 속 밥은 100시간의 윤회를 지나 55시간을 겨우 연명하고는

마침내 코드가 뽑혔다


약봉지에서 굴러떨어진 알약을 따라가면

어둔 식탁 밑 거미들의 고단한 부엌


~~~중략


여러분들의 부엌이 따뜻하고

마술을 부리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꾸 냄비밥을 하게되는 겨울저녁이다.

생강도 끓여서 청을 만들고 

기름 쓰는일이 적으니 뜨건 맹물로 설겆이 한다.

오늘은 표고버섯을 사가야지

국물이든 떡국이든 달걀후라이옆에

버섯구이든....그 향기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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