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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죽음 같아요.

내일 아침을 맞을지...모르고

세상 모르고 잠들어 버리니까요.


살았다고도 죽었다고도 할수없는

잠을 깨보면 새 아침!


그러니 날마다 생일이

내 앞에 놓여있어요

세상 제일 소중한 선물로!


이 시를 모든 생일인 분들께

놓아 드려요.


생일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온 세상이 사방에서 한꺼번에 부스럭대고 있어요,

해바라기배따라기,호루라기,지푸라기,

찌르레기,해오라기가시고기실오라기,

이것들을 어떻게 가지런히 정렬시키고,

어디다 넣어둘까요?

배추,고추,상추,부추,후추,대추,

어느 곳에 다 보관할까요?

개구리가오리메아리미나리,

휴우,감사합니다.너무 많아 죽을 지경이네요.

하늬바람산들바람돌개바람높새바람은

어디쯤 담아둘까요?

얼룩빼기 황소와 얼룩말은 어디로 데려갈까요?

이런 이산화물은 값지고 진귀한 법.

게다가 다시마와 고구마도 있군요!

이것들은 모두 밤하늘의 별처럼

그 값이 어마어마하겠지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과연 내가 이걸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이 모든 노력과 수고가 나 한사람을

위한 것이라니 과분하기 그지없네요.

이것들을 다 만끽하기엔

인생은 너무도 짧은 걸요.

나는 여기에 그저 잠시 머물다 갈 뿐입니다

아주 짧은 찰나의 시간 동안

멀리 잇는 것은 미처 보지 못하고,

가까이 있는 것은 혼동하기 일쑤랍니다.

이 촉박한 여행길에서 나는 사물이 가진

허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그만 길가의 조그만 팬지꽃들을 깜빡 잊고,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사소한 실수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그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답니다.

이 작은 생명체가 줄기와 잎사귀와

꽃잎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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