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이제 거의 끝날 때가 된 이 연재를 마치기 전에 짚고 싶은 장소와 사람이 있다. 마포와 한의사 명호다. 일단 떠오른 생각들로 초고를 만들어 놓고 명호가 쓴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안녕, 나의 자궁이다. 책을 반쯤 읽었을 때 초고를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통해서 분명하게 명호가 말했던 걸 왜 그전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호를 알고 지낸 뒤, 그가 보여준 태도, 특히 불행한 여성에 대한 연민은 거의 투사적이었다. 불운이 겹쳐, 죽을 듯이 혹은 비틀비틀 살아내던 나의 어느 한 시절에 명호가 비빌 언덕이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명호는 펄쩍 뛸 게 분명하다. 그건 언니의 착각이라고!

 

서울 사는 동안 살아본 곳은 서너 곳. 기억에 남도록 가 본 곳은 열 곳도 안 될 것 같다. 결국 활기차게 살아보지 못한 거다. 이런 처지에도 불구하고 마포는 오래도록 더듬고 추억할 곳이다. 우선 마포 구역 몇 곳에 한국작가회의 사무실이 있었다.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작가회의 회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마포경찰서 유치장에 며칠 있어 본 것도 그 덕이었다.

나의 불안과 우울을 나보다 먼저 알아본 한의사 명호. 병원 건너 편 어느 오피스텔에서 동업자 몇을 불러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해 준 것도 아름다운 추억. 작가회의 이사장을 할 때, 사무국 직원들 모두를 초청해서 푸짐한 식사를 대접해 낯을 세워줬다.


~~~



오래 살다보니 이런 황송한 일이 다 생기네요.

이경자 소설가는 엄청난 대선배님 이신데

당신이 쓰는 칼럼이 끝나가는중에

마포와 명호를 떠올리 셨습니다.


안녕 나의 자궁 책을 이리저리 안고

다시 찬찬히 읽고 나서 쓰셨답니다.


문학계 여성계를 대표하는 대선배님이

 저에게 <이경자 문학상>을 주신 것 같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42 앗 펭수 언니여???? [2] file 약초궁주 2020.01.02 22821
1441 윤창중사건, 국민행복시대의 숙제 (오한숙희기고) [1] 약초궁주 2013.05.14 14999
1440 강화읍내 맛집- 신아리랑 젖국갈비 [3] file 약초궁주 2009.11.17 4074
1439 겨울에 씩씩한 채소 시금치( 페스토) [2] file 약초궁주 2020.01.09 3950
1438 봉은사 판전 글씨 [1] file yakchobat 2008.10.29 3519
1437 에미야. 밥상 차려라(작은숲 김선경) [2] file yakchobat 2008.10.22 3513
1436 평생 남자랑 다섯 번밖에 못 자봤어요-고양이 팬 여인. yakchobat 2008.10.14 3507
1435 제주올레 비박여인들과 오리발 회 yakchobat 2008.10.17 3491
1434 [re] 봉은사 판전 글씨 [1] 최종범 2008.11.03 3461
1433 고추에 숨겨진 깊은 뜻 (안읽으면 지만 손해쥬) file yakchobat 2008.10.29 3422
1432 오징어 앤드 두부 초밥 file yakchobat 2008.10.15 3392
1431 김성동의 천자문-글씨연습하며 점치는 책 [2] file 약초궁주 2008.10.30 3380
1430 강화올레 2코스 <고려산에서 망월돈대까지> [4] 약초궁주 2009.07.03 3334
1429 강화올레 수로를 걸어서 바다를 만나다.<하점교-창후리포구> [3] file 약초궁주 2008.12.09 3311
1428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잉 yakchobat 2008.10.21 3290
1427 강화올레 - 1탄 - 봉천산등반 file 초록호수 2009.06.04 3237
1426 고양녀 취향도 가지가지 yakchobat 2008.10.19 3232
1425 고양이야~~여기 생선이...(교장샘칼럼) yakchobat 2008.10.10 3228
1424 꽃피는자궁 [1] file yakchobat 2008.10.07 3227
1423 올해부터. 독서일기 시작하려고. [1] 약초궁주 2009.01.06 3225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