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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리운 우리쌤께

2019.04.12 05:30

기특기특 조회 수:291

선생님~~~ 인터넷으로만 인사를 드려서 죄송해요ㅠ

다정다감하게 쳐다봐주시는 쌤 보면 눈물이 터질거 같아 찾아뵙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잘 지내요.

아니 잘 지내는척 해요ㅋ


상담 열심히 다니며 책 보며 글 쓰며 상처 꺼내놓으려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놀랐어요. 너무 많은 것들이 나와서..


쌤이 항상 말씀하신,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 세포가 다른데 지나간 과거 일 붙잡아서 뭣할까

늘 머리로는 생각하는데

어린시절의 제가 자꾸 울고 있네요.

그래도 이젠 좀 덜 울어요 ㅎㅎ


사건 밝히면서 친척들에게 너무나 실망했던 마음..

어린 저를 두고 외박을 밥먹듯이 하며 딸 방치하고 본인 인생만 살았던 아빠..

이 두 마음을 내려놓는게 진짜 힘들었어요.


아빠의 경우에는요

제가 힘들어하는걸 전혀 이해못하시더라구요.

그럼서 도리어 제게 따지십니다.

너 자꾸 나한테 해준거 뭐 있냐고 그러는데 너는 나한테 해준거 뭐 있냐고요

너 회사다닐때 나한테 돈이라도 한푼 준적 있냐고요.


선생님...

저 어려서부터 아르바이트 하면서 생활비 공과금 제가 내고 살았어요..

우리 아버지 늘 막노동으로 번 돈 술 마시고 여자한테 바치고 주변 사람들한테 다써도

어린 딸, 자식 하나 있는 저한테만 돈 안썼어요..


제가 제 힘으로, 어떻게든 일상적인 삶으로 들어오려고 돈 벌며 아등바등 살았었는데...

도리어 아빠가 제게 묻더라고요,

너는 나한테 해준게 뭐냐고요...


쌤.. 무너졌어요.

아빠가 왜 그러는지 알아요. 아빠도 아픈 사람이니까..

근데 저는요 쌤... 부모가 부모같지 않다는게, 하필 그런 사람이 우리 아빠라서

나 이렇게 상처 가득한 사람으로 만들어놨다는게 너무 한이되고 진짜 미워요.

그래서 제 상처를 제 자식한테 대물림할까봐.. 그게 늘 공포였어요.


그래서 아빠한테 절연을 선언했고 이제 겨우 두달 됐어요 ㅎㅎㅎ

모질지도 못하면서.. 끊지도 못하면서...

내가 얼마나 아팠었는지 아빠도 당해봐라 이러고 더 못되게 굴어요...



선생님,

제가 쌤을 처음 찾아뵌게 2008년이었지요.

자궁내막증으로 난소에 혹을 제거하고 난 뒤였어요.


최근에 난임검사를 하러 병원에 갔는데...

과거 수술 이력 얘기하니까 바로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해야 한다고

자궁내막증은 불임의 원인이라고 얘기하시더라구요.


눈물이 났어요.

과거의 내가 안쓰럽고 그렇게 몸을 망가뜨릴정도로 아파야했던 내가 불쌍하고 화가 나서...


네 아직도 과거에 살아요ㅠ

그래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이젠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거 같다는 용기도 얻었구요..

신랑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제가 얼마나 가진게 많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었는지 알아요..

그래서 더 용기를 내서 엄마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답니다.

신랑이 정상정자 1프로인건 안비밀ㅠ


저는 다행히 별 이상이 없었어요.

담주에 난관조영술 받으러 가는데... 수술이력 때문에 혹시라도 막혀 있을까봐 겁이 나요ㅠ

그래도 뭐 잘 되겠지요.



선생님~

늘 그렇듯 마음의 안식처 찾아 이렇게 쌤께 긴글 쓰고 갑니다.

제 감정 나눠드려서... 죄송해요ㅠ

늘 존경하고 존경하고 또 존경합니다.

사랑해요 쌤 ♥♥♥♥

좋은 소식 가지고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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