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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들 이야기~~

2018.08.28 10:59

약초궁주 조회 수:150

90세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성폭행한 40대 남자가

요양보호사의 신고로 붙잡혔다.

이런 뉴스를 보고 ...참담한 심경이 되었다.

..붙잡히지 않은 범죄는 또 얼마나 많을것인가.ㅠㅠ


나의 할머니들 생각이 나서 글을 올려 본다.

(이미 나도 할머니 나이가 되어간다.)

~~~~~~~~~~~~~~~~~


“기저귀 차는 여자는 감히 단상에 올라와 설교하는 목사가 될 수 없다.”

임태득 목사가 소리 높여 외치셨단다. 성차별의 본색을 드러내주었으니 차라리 고맙다.

예수님은 마리아 엄마가 남자와는 아무 상관 없이 난자만으로 혼자서 생명을 탄생시켰구요, 성모께서는 예수를 인류에게 보내시려고 매달 피를 흘리셨으니 당연히 기저귀를 차셨을 것이지요. 아기 예수님은 물론이고 말을 내뱉은 목사도 그를 낳아준 어머니도 기저귀를 찼을 텐데 아마 기억이 안 나는 모양이다. 남자가 목사 될 수 있으면 여자라고 목사 되지 말라는 법 없고 신부가 있으면 신모도 계신 것이 당연하지 않겠어요?


50여 년 전의 일이다. 친할머니는 효부상을 받으신 훌륭한 여장부셨지만 가부장적 관습을 타파하고 자매애를 실천하신 분이셨다. 3대 독자 외아들인 고약한 남편 반찬투정에 이골이 나셔서 며느리만 모이면 신신당부를 하셨단다.

“너희들일랑은 앉은자리에서 반찬을 다 먹어 치워라. 생선 토막 하나라도 서방 준다고 따로 남겨서 주면 제 입만 귀한 줄 알고 처자식 입은 주둥인 줄 아니 버릇만 나빠진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아들이 죽어 며느리가 혼자 되자 ‘남편 잡아먹은 년’이라고 욕하는 대신 재혼을 시켜서 살림을 내주시고는 철철이 먹을 것 챙겨서 몰래 날라주는 시어머니셨다. 동네사람들은 이상한 시엄마라고 흉을 봤단다.


진할머니는 어떠신가. 나는 외할머니를 바깥쪽이라는 의미의 ‘외’자를 빼고 진짜 할머니라는 의미에서 진할머니라고 쓴다. 두 동생이 딸려 있는 엄마 대신 할머니에게는 응석을 부리며 자랐다. 우리 집에서는 못 저지르는 밥하기, 뽑기 만들기 등을 할머니 집 부엌에서는 국자 태우고 냄비 태우길 여러 번. 그래도 눈 한번 안 흘기신 인자하신 할머니. 그런 할머니가 우리 집에 오셔서 사위가 피우다 남긴 재떨이의 꽁초를 주워 피우시는 걸 보고 담배꽁초를 모았다가 드렸으니. 에휴, 어리석은 손녀딸이다.


이제 할머니는 안 계시지만 엄마 옆에 내가 눕고 또 내 옆에 딸이 누워서 모녀 3대 이야기를 한다. 할머니가 엄마를 낳고 엄마가 나를 낳고 내가 딸을 낳았으니 우리가 대를 물려서 진짜 가문의 핏줄을 이어가는 혈통 맞잖아. 근데 딸만 낳으면 대가 끊긴다구? 그것도 무식한 망언이여. 할머니들은 모든 인류의 어머니시고 보물이다. 우리 곁에 할머니가 계셔주셔서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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