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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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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기도하기

2016.12.01 11:21

랄라 조회 수:377

오랫동안 아들한테 선생노릇을 하려고 했던거 같다. 정상화에만 눈이 먼 나는 도움반선생님들 원반선생님들이 내 욕심껏 움직여 주지 않는게 미웠다. 믿기보다는 의심하고 날을 세우고!

그런데 내게 아들에게 집착하지 않을 일이 생기고 말 그대로 나는 엄마만 했다. 대신 학교를 믿고 태권도장을 믿고 센타를 믿고 수영장을 믿고 언니를 믿고 엄마를 믿고!! 타인을 신뢰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내 에너지가 아들에게 공부를 강요할 힘이 없어지자 나는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오늘 태권도차로 통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왔다. 연남동 월세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7년넘게 다닌 도장이 문을 닫았으니까. 태권도를 익히라고 도장을 다닌건 아니다. 재서가 일반 아이들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그곳이고 또 관장님 사범님이 너무 따뜻했기 때문이다. 또 큰 기대가 없는 우리는 뭘 정하면 잘 바꾸지 않기도 한다. 그분들과 아들을 함께 키웠다. 우리집 사정을 속속들이 아시고 가족 구성원들이 갈등을 일으킬때마다 조용히 묵묵히 재서 손발이 되어 주신분!!

아들은 사천교에서 창서초까지 가는 버스 노선을 꿰고 있다. 나를 이끌고 차에 오르고 연대 전에 내리자 이제 엄마는 가하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간다. 개 멋이 들어서 귀에 이어폰까지 끼고. 아들은 음악 듣는걸 무지 좋아한다.

졸업사진 찍는날! 옷 단도리를 못할까 저어되어 담임선생님께 문자를 드린다. 안에 입혀 보내라는 하얀 면티를 입혀 보냈다고 최대한 예쁘게 사진 찍도록 옷매무새 도와달라고! 걱정마시라는 선생님 답문자!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엄마 여기부터는 나 혼자 갈께! 아들은 널따란 뒷모습을 보면서 찌질한 엄마와는 달리 너 정말 많이 컸구나. 걱정마세요라는 담임선생님 답문자 그래 나 혼자 아이를 키우는게 아니라는 안도감! 그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더부살이로 옆 태권도장을 당분간 빌려 운영하시는 관장님따라 자기도 태권도장은 계속 다니겠단다. 월수 이틀은 태권도장에 화목은 수영장에! 아무래도 삼일씩 수영은 자기한테 무리라고! 수영도 재미있지만 태권도장에서 뛰고 달리고 재미있어서 태권도장에 간다고!

그래 그러자! 관장님께 전화 재서 마음을 전달한다. 이별이 다가오자 바짝 아들은 태권도에 열심이다. 물론 나는 안다 태극1장도 아직 마스터하지 못했지만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그것을 재서가 즐기고 있다는 것을 그곳에서 형도 누나도 친구도 동생들도 만나게 된다는 것을!

놀리는 말로 왜 하면 재서는 늘 쉽게 말한다. 재밌잖아! 내 욕심을 내려 놓으면 아이가 원하는게 보인다! 내 욕심을 내려 놓으면 아이를 도와주려 애쓰는 주변 지지자들이 보인다. 그저 부모는 엄마는 아이를 따뜻하게 해주고 믿어주고 주변에 감사하면 되는 것을 이제 아주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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