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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맘을 모르니그렇지

2016.07.06 16:41

은수 조회 수:405

박선생님이 오시면
나는 말로
재롱잔치 해드린다
종알종알 옹알옹알 ㅋㅋㅋ


제가 요새 도자길 빚는데요
손잡이 달린 접실 빚었어요

그래? 그건 뭐하는데 쓸거야?

음.... 압지 제사때 생크림케잌 올리는
제기로 쓰려구요

어?... 젯상에 그런것도 올려?
하긴 세상이 변했으니까

박선생님이 웃으신다

압지가요 살아생전에 생크림케잌을
너무좋아 하셔서 기일이 되면
올려요 근데 종이 판데기가 영 맘에 안들어서
폼나게 압지 그릇하나 해서 올려 놓으려구요

했더니 박선생님 나오는 웃음을 다웃진 못하시고
꾹참으며 쿡쿡웃으신다 ㅋㅋ

제가 이번에 백자 막걸리사발도 빚었어요

자네가 쓸거야?

아니요 압지몫으로요 막걸리 좋아하셔서
산소가거나 기일에 생크림케잌옆에
막걸리 한잔 따라 드리려구요
근데
제가 생긴게 이렇게 생겨서 그런가
다 제 막걸리 사발인줄 알어요 ㅜㅜ
아부지껀데 ㅜㅜ

내 재롱에 박선생님이 답하신다
그사람들이 자네 맘을 모르니 그런거야
근데 아버지가 언제 가신거야?

박선생님이 물으셨다

저 23살때 아버지 53살되시던 봄에요

너무 일찍 아버지가 가셨네 젊은 나인데

그러게요 급작스럽게 짐도 안들고
이사가셨어요 서운하게요 그래서
압지 기일에 생크림케잌을 챙겨요
산소갈때도요 헤헤

박선생님은 부모 젯상에 생크림케잌을
들고 가는 내가 독특하실게다
그리고
아버지 막걸리잔을 빚어놓은 내가
재미나기도 하실거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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