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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배 생각 ...흐흐흐

2016.02.17 14:27

약초궁주 조회 수:295 추천:16

아배 생각

시인. 안상학

'뻔질나게 돌아다니며/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냐?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야, 어디 가노?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아배 생각'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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