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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육체탐구생활을 읽고2015.11.17 13:01 처음 그녀가 죽어 가루가 된 아버지를 작은 유골함에 옮기고, 기존에 아버지의 뼈가루 용기를 개수에 씼었다가 둥둥 뜬 아버지 몸가루를 차마 흘려 버리지 못하고 꿀꺽 삼켰다고 했을때 나도 모를 묘한 질투감이 들었다. 표지에 너무 예쁘게 나온 그녀! 얼굴도 예쁜 것이 압지 사랑도 지극 받았나보네. 얼마나 지극히 사랑했으면 압지 뼈가루를 지 몸에 넣을까. 세상 정말 불공평해 이쁜것들은 복도 많다니까. 압지 사랑도 이렇게 듬뿍 받고. 중반 <<격결한 손길이 애정이라 생각했다>>에서 스무살이 넘도록 그런 아버지한테 모지게 맞은 딸이었다는 말에 내 명치 끝이 아팠다.---진짜 나, 혹은 내 혼 같은 게 몸을 빠져나와 천장 같은 데로 올라가서 맞고 있는 나를 무심하게 보고 있었다. 보았다.라고 쓰는 건 그때도 진짜 나는 내 몸에서 도망쳐 멍하니 내 몸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이 상태 육체를 이탈한 그녀의 혼이 본다는 그 경험을 나도 또렷히 알고 있다. 모든 것이 진공 상태가 되고 모든 소리들이 사라지고 오로지 내 숨소리와 아버지의 거친 숨소리만 느껴지던 이러다 죽는구나하고 느껴지는 나는 기억이 자리잡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맞았다. 나만 맞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들이 맞고 엄마가 맞는 것을 기억하고. 사람들은 자식이 부모를 힘들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니다!! 자식은 그냥 태어날 뿐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부모는 자식을 버리지만 자식은 부모를 버리지 못한다. 생존이 그 부모에게 걸려있기 때문이다. 나를 먹이는게 부모이고, 나를 입히는게 부모이고, 나를 품어주는게 부모이고, 상태가 거지같고 술주정뱅이여도 내가 살려면 저런 부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고통이 시작된다. 내가 선택할 수 없이 주어진 삶. 기억이 시작되는 그 지점부터 시작되는 매질!! 물론 돌아보면 그런 부모와 안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은 좋고 평화로운 것은 기억장고에 각인되지 않는다. 불안하고 아프고 힘든 너무도 슬프고 아픈 그것이 기억에 저장되고 몸에 남는다. 다시 재현하라면 재현할 수 있을 만큼. 김현진은 말한다.---그렇게 큰 애는, 자기 자신을 아끼는 법을 잘 모르게 된다고. 나아가 누가 나를 막 대하는 것에 대단히 익숙해진다.----이런 존재가 된다는데, 내가 그런 존재인데 나는 정말 사랑을 배우고 싶고, 잘 사랑하고 싶고 정말 행복해지고 싶다. 부모가 채워주지 않는 결핍을 스스로 채워간다는게 가능할까? 사랑을 모르는 아이가 사랑을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게 가능할까? 자기 자신을 아끼는 법을 배우게 되고 나아가 누가 나를 막 대하는 것에 저항하는게 가능할까? 아들을 사랑함에 있어서 금방 바닥이 나고 마는 내 사랑이 마르지 않는 샘물같은 사랑으로 참방거리는게 가능할까? 한 순간이라도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내일도 나를 사랑할지 의심하지 않으면서 그저 오늘만 지금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충만한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트라우마가 그냥 트라우마 그대로 남아 두고두고 상처로 남는다면 나는 지금이라도 이 세상 끝내고 싶다. 그러나 사랑없이 태어나고 학대받고 성장했어도 스스로 사랑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면 스스로 충만한 삶을 살아낼 수 있다고 한다면 비록 그것을 배우는데 수업료 비싸게 들어도 배우고 싶다. 마음이 수학공식처럼 똑 떨어지는 것이라고 정혜신은 말했는데 사랑도 수학공식처럼 똑 떨어질 수 있다고 믿고 싶다. 부모도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랑 그걸 줄 줄도 모르고 나에게 결핍을 주었다해도 스스로 언제든지 반전시킬 수 있어야만 살만한 삶이라고. 결핍으로 목말라 스스로 곡갱이를 들고 우물을 파고 있지만 기어이 달달한 물맛을 보게 될 것이라 굳게 믿고 싶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곡갱이질에 땀은 비오듯하고 허리는 휜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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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현진을 부른다.
책 좀 .읽어보고
그리고 쑥 자라길.
내안에 상처 슬품 후벼파지 말고
성큼 넘어서 뒤돌아 보지 말고 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