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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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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성공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아니더군요. 일은 곧 저의 일부입니다. 제 가치관이 발현되고 제가 드러나고 그래서 잘 가꾸고 싶어지는. 사실 남자들은 일을 통해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합니다. 물론 그런 여자들도 있죠. 그러나 저는 사실 돈 좋아하지만 일중독자가 되어서 돈을 벌고 싶지는 않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성공이라는거 반드시 희생이 뒤따르니까.

저는 소박한 사람인데 또 성격이 까칠해서 일에 하나하나 제 손길이 미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니 제게 일은 매일 제 손길로 정성을 기울일 수 있어야만합니다. 일이 조금 커지면 사람을 들여야하는데 그 사람들도 하나하나 제 손길이 미쳐야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들이기가 힘듭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수없는 조직원들이 제 주위에 득시글득시글하면 전 너무 두려울 것도 갚습니다.

남자들은 일에서 성공을 하면 프랜차이저라는 것을 생각하더군요. 본점은 따로있고 마구마구 똑같은 것을 여기저기 복제해대는....., 도대체 저는 이 프랜차이저라는게 맘에 들지 않습니다. 면면히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운영한다는게 말이됩니까? 개개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모두가 다른 가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죠. 주인장들의 취향 생각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는게 이용하는 사람도 덜 지루하고.

백종원이라고 집밥으로 유명해진 분이 계시는데 전 개인적으로 이분을 참 좋아라합니다. 요리방송을 보니 정말 쉽게 따라할수도 있고 몇가지 요리는 흉내를 내 보았는데 정말 괜찮았아요. 그런데 사실 이분의 경영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확장되어가는 프랜차이저들!! 음식점을 넘어서 이제는 커피숍까지. 그분의 타이틀을 걸었지만 사실 그 커피숍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커피를 뽑아주고 있어서 뭐 멋스럽다 이런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전 주인장이 커피공부도 좀 하고 커피도 많이 좋아하고 이런저런 담소도 같이 나눌 수 있는 커피숍을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제 남편은 이 남자 굉장한 팬입니다. 도대체 저는 관심도 없는데 그 사람의 성공담을 주욱 제게 들려줍니다. 이렇게 확장되었다느니 저렇게 확장되었다느니 그의 무엇이 부러운걸까요? 저는 사실 한 10억정도는 조금 피부로 와 닿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이 넘어가면 느낌이 없어요. 제 생애 제가 벌 수 있는 가용치를 넘어서는 숫자가 아닐까합니다. 뭐라고 이야기하면 돈이면 다 해결돼가 제 남편의 답입니다. 정말 그럽니까? 돈이면 다 해결됩니까? 남자들은 외로움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봅니다. 뭐 여자들과는 달리 그 외로움을 달랠 무엇을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자의 외로움은 구매로 메꿔지지 않습니다. 여자의 외로움은 친밀한 관계로만 메꿔지기 때문이지요.

사랑도 저에게는 일과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가꿀 수 있는 여력 내에서만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상심이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아마도 제 생각엔 정성을 낼 수 있는 가용치를 넘어서는 요구를 상대가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는 성공에 대한 공포가 있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다지 큰 성공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인게 맞습니다.

남편한데 모욕을 주려는 것은 아닌데 제가 조물딱조물딱 연구소를 운영(집에서 아이키우는 여자들도 힘들지만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하는 아이가 10살되기전까지의 여성들은 정말이지 무조건 지지격려받아야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말 힘들거든요)할 때 크게 못한다 다그치고 악다구니 쓸 때마다 속으로 '저 포주같은 새끼' 이런 맘이 들었었습니다. 여자 몸 상태는 생각하지 않고 많은 손님 받아내라는 포주!! 왜 멀쩡한 중산층!식자층 남자인 제 남편의 악다구니에 '포주'라는 단어가 떠올랐는지 알 수 없지만 일과 양육 정말 저의 30대는 생각하고도 싶지 않을 만큼 서글펐거든요. 일을 잘해서 돈을 많이 벌래야 벌 수 없었습니다. 제 아이도 또 좀 많은 에너지를 뺐어갔어야죠. 그때 뭐가 그리 바뻐 제 남편은 저에게 악다구니를 써댔을까요? 마흔넷쯤되니까 그래도 좀 깨끗한 집한칸은 마련할 수 있었는데 뭐가 그리 바쁘다고. 빨리 돈 벌어 뭐 할라고 좀 그때 많이 아껴주고 지지해주지 저를 그리 쳐댔을까요? 욕심꾸러기 포주같은 새끼 포주같은 새끼 이런 생각들을 무수히도 했었네요. 그런데 그 포주랑 헤어지지 않고 아직도 잘살고?!있으니 아이러니입니다. 아마도 그 시기가 여자인 저에겐 가장 힘들고 서글픈 시기라 제 남편의 열심히 일하라는 독려가 강력한 외압으로 느껴졌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지나보고나니 그렇구나이지만 그때는 정말이지 '돼지같이 뚱뚱한 욕심꾸러기 포주'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무튼 이제 저는 제 능력 이상을 요구하는 일과 사랑은 무조건 당당히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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