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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에 대하여...

2015.02.14 16:51

제이 조회 수:789 추천:112

얼마전 저의 결혼 4주년이었었죠.
어릴적부터 집안 형편도 좋지 않았고, 부모님께서 사이도 그닥 좋지 않아
따로 결혼 기념일을 챙겨드린 기억이 없네요...
반면 저희 시댁은..자식들이 꼭 챙기더라고요...케익하나라도...
그걸 보고 자라서인지 신랑이 기념일 하나는 기가 막히게 챙깁니다.(자랑질??)
아침에 출근 준비로 바쁜데 슬쩍 목걸이 하나 내밀며 풀어보라고
비싼건 아니라고...(남편 용돈 일주일에 5만원 주는데 그걸로 담배도 피고 커피도 해결ㅋㅋ)
용돈 아껴서 샀다고 하더니 저녁때는 장미꽃한다발을 사주더라고요 ㅎㅎ
다들 돌던질까 싶어서 자랑질은 요까이만~~

결혼 전에는 기념일에 대해 깊게 생각 해 본적이 별로 없어요...
내 생일날엔 엄마한테 감사인사 드리는 정도였고...

어렸을땐 그나마 엄마한테 미역국은 얻어먹었고, 생일선물을 받아본 기억이 없네요 ^^;;
성인이 되고 나서는 친구나 남친들이 챙겨주는 생일상을 당연하듯 받아먹었네요...
(저는 생일 말고 다른 기념일은 생각도 잘 안나고 잘 안챙깁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내 생일날 내가 미역국을 안끓이면...먹기가 어렵더라고요...
솔직히 그닥 좋아하지도 않고 귀찮아서...남편 생일날은 끓여도 제 생일은 패쑤...
물론 기념일 잘 챙기는 남편이 돈이 없을땐 미역국이라도 끓여줘서 다행이지만....

좀 슬프더라고요...아줌마가 되서....남편 아니면 내 생일은 그냥...일상이라는게...
생일에 뭘 그리 목숨거냐 싶기도 하겠지만...
일년에 가장 중요한 날이 생일이라 생각하는 저는 좀 슬프더라고요...

그러다가 문득...저희 친정엄마 생각이 났어요...
저희가 돈을 벌고 나서는 챙겨드렸지만...
어렸을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던 거 같아서요...
어리기도 했고...먹고 사는게 급하기도 했고....
그런데 돌이켜보니...그냥 엄마 생일이라고 카드라고 못 써드린게 후회가 되더라고요^^;;
결혼을 했으니까 이런 생각도 해보는거겠죠??


그리고  철없던 아가씨 시절엔...
신랑이 얼마짜리 선물을 해주냐가 그 사람의 사랑의 크기로 보였어요.
왜냐면....내꺼 니꺼 안가리고 사랑하는 만큼 투자하겠지??뭐 이런 생각??
(자기선물 살땐 비싼거 사면서 여친 선물 사줄땐 벌벌떠는 남자는 싫었거든요 ㅠㅠ)

그런데 결혼 하고 나니...얼마짜리가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이 기념일을 챙기는구나..잊어버렸구나...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결론은....이제는 기념일을 좀 다르게 보기로 했다는거예요...
서로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때론 쪼들려서 미역국 한 그릇으로 보낼때도 있겠지만....
생일을 함께 할 수 있는 남편이 있으니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겠지만...
혹시나 기념일 때문에 싸우시거나 하시는 분들도 생각을 조금만 바꾸시면...
좋은 날 좋은 마음으로 보내시라고^^;;
주제 넘게 의견을 내 봅니다!!

다들 설날 잘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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