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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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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리

2014.12.14 23:27

은수 조회 수:868 추천:122


지하철  정거장  1개 반개

버스정류장으로는  5정거장 정도 되는거 같다

그거릴  매일 걸어서  출근한다

첫날  그거릴 걸었을때  시간은  40분  숨이 턱까지 닿아서

직장에 가면  다리가 풀리기 일쑤

제일 싫어 하는  곳은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지하철 환승구!!!

매일 매일  3보  1차타!!!  를 외쳐 주시던  내가

요새 변했다

한달만에  40분 거리를  20분으로 줄였고

3보 1차타를 외쳐 데던  내가

버스정류장  3개 거리는  그냥  걸어가자를  외쳐덴다

요즘은  해가 너무 너무 아쉽다

해가 보이면  맨먼저 빨래를  널고

그다음에는 열심히  걷는다

겨울이라  내놀수있는 곳은  손과  얼굴 일부지만

그래도 해를 보며  머리에 꽃달고 웃어재끼고 있다  ㅋㅋㅋ

나는  걷는게 싫었다   서있는것은 16시간이라도 하겠는데

걷는건  30분도 싫다

다리가 서있는데는 익숙하지만

걷는데는  익숙치 않으니  걸어다니는것은 정말이지  싫어싫어

그러던 내게  변화가 시작된건

자궁에  빨대 박고  무지막지 하게 몸집을 키워 기겁을 하게 만든

자궁  근종을  수술하고 나서이다

마취가 깨고  제일  처음 한일은

다리를  움직인 일이었다

늘상  추를 달아놓은듯 무겁던 다리가

마취가 풀려  정신이 돌아오던 그순가   왠지모르게 가벼워진듯했다

방귀를 뀌기 위해  정말이지 미친듯이  걸어다녔다  계단을 오르고  

정말이지  방금 마취를 깬사람이 맞는지  할정도로   열심히 걸었다

그리고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다리가  너무나 가벼웠기에

퇴원을하고  배가 아파서 쩔쩔 매고 앉고 일어서기가  고역이었지만

너무나 가벼운  다리가 신기해서  매일 2시간씩을 걸어다녔다

그렇게 걷기  시작하고 부터 변화가 생겼다

3보  1차타가 아니라  3정류장  걷기가  자리 잡아가기 시작했다

어느날  바지가 줄줄 내려간다

단순히  어마어마한  뱃살에 늘어난  고무줄때문인줄알았는데

혹시나하는 맘으로  저울에 올라가니  어라  저울이 고장났나?

몸무게가 줄어있었다

믿을수가 없었다

다른저울을 써봐도  마찮가지

무려  4근이나 빠졌네?  근데  별티가 안나는디?

ㅋㅋㅋ  혼자  킬킬거리며  웃었다

사실  포기하고 있었는데  항상  제자리로 돌아가기만 하는  숫자가  얄미워

때려치웠다 !!!

내가 한것은  가벼운다리가 신기해서  걸었다

비가와도  걷고  바람불어도 걷고

눈이 와  길이 미끄러워도 걸었다

나는  내가 한것은  가벼운 다리가 신기해서  걸은것  그것뿐이다

체중게의 숫자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10년넘게  무겁기만  하던   잘때는  팔다리를 전부 떼서  벽에 걸고 싶었던  

그 무겁고  아프던 다리가   이제는 가볍다

다리를 손으로  눌러 보면  다리근육이 단단해진것을 느낄수가 있다

상체에 비해 유난히  가느라란  내다리

유전적  프로그램 불량으로  엉덩이와  허벅지에는 살이 안붙도

정확하게  복부와  가슴에만  살이 붙는

그래서  엎드리면  어디까지가 등이고 어디가 허리이고  

어디가 엉덩이인지  도저히 분간이 안가는  체형이 내체형이다

늘상  힘이 없고  부실하던 다리가  힘이 붙기 시작한다

걸을수있다   이사실이  마냥 기분이 좋다

예전에  초등학교 다닐때는  꼬박  2시간을 걸어야  학교에 갈수있었다

왕복  18키로가 넘는 거릴  걸어다녔던  그때도 나는 동네에서  걸음이 빠른 아이였다

그때 그때로 돌아간거 같다 기분이 좋다

걷는것  서있는 다리가 아닌 걷는 다리가 된다는것이 너무나  기분좋은 일이 되었다

조금더 조금만더 걸어보자

누가 알아  내다리에  헤르메스처럼  날개가 돋아날지

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이렇게 걸으면  엉덩인지  허린지 아님  등판인지

구분안가는 동네에  경계선이 좀 생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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