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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것...새댁들 당부 2

2014.12.10 09:57

약초궁주 조회 수:811 추천:120

형님이나 저나 아직 새댁 티가 남아 있을 적 말예요.
그때는  모든 물자가 귀할 때이기도 했지만  우린 사재기 선수였잖아요?
화학솜이 처음 나왔을 땐데 그까짓  화학솜 이불이 뭐가 그렇게  신기했는지


이불계를 모아서  두 집이 한 채씩 그걸  장만했었죠.
그러고 보니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자개장롱도 곗돈 타서 장만한 거네요.
갖고 싶은 걸 애써 장만하고  나면  그리 기쁘더니만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다 짐스러워요.


왜 그게  거기 있을까, 몇십년 손때 묻은것들이 뜨악하고 낯설어지기도 하죠.
잠 안 오는 밤이면 주로 하는 짓이 뭔줄 아세요?


장롱이나 찬장 속을 들들들 뒤져서 버릴 것을 찾는 거예요.
버릴 것  천지지요. 뭐. 남들은  쓰자니  마땅찮고 버리자니  아까운 거 천지라고 하더니만
전 아까운 게 하나도 없어요. 딸들  눈이 무서워 한꺼번에 못 버릴뿐이지요.


또  장롱 같은 거야  부슨 수로 버리겠어요. 누굴 주든지 고물상을 부르든지 해야 할 텐데,그것도 번거롭고 고물상이나 남의 집에 그게 있다는 것도 신경쓰일 것 같아요.


그게 혹시 손때가 묻은 것들에 대한 책임감이라면 그것도 소유욕의 일종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세상에 귀한 거라곤 없으면서 버리기도 쉽지 않은 거건, 내 눈앞에서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아주 없어지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가끔 아궁이가 있는 집이라면  패 땔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해보죠. 그것도  생각뿐이지 요즘 물건들은 그렇게 쉽게 재도 안 되는
것들이잖아요. 생때같은 목숨도 하루아침에 간데없는 세상에 물건들의 목숨은 왜 그렇게
질긴지, 물건들이 미운 건 아마 그 질김 때문일 거에요.


생각만  해도  타지도 썩지도 않을 물건들한테   치여 죽을 것처럼 숨이 답답해지네요.
죽는건 하나도 안 무서운데 죽을 것 같은 느낌은  왜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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