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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 가을에서 청파동까지...

2014.10.24 12:28

약초궁주 조회 수:904 추천:88


가을이다...가을.
나보다 딱 한살많은 최승자!
시인 언냐.

젊은시절...아래 청파동시에 뿅갔다네.
언니는  가을을 개같다고 씹에 뱉듯
일갈하네.
어디 병원에 있는지 알수없는.
그러나 찾아보고 싶은 시인.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 최승자


겨울동안 너는 다정했었다

눈의 흰 손이 우리의 잠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따듯한 땅속을 떠돌 동안엔



봄은 오고 너는 갔다

라일락 꽃이​ 귀신처럼 피어나고

먼 곳에서도 너는 웃지 않았다

자주 너의 눈빛이 셀로판지 구겨지는 소리를 냈고

너의 목소리가 쇠꼬챙이처럼 나를 찔렀고

그래, 나는 소리없이 오래 찔렸다



찔린 몸으로 지렁이처럼 ​오래 기어서라도

가고 싶다 네가 있는 곳으로

너의 따듯한 불빛 안으로 숨어들아가

다시 한번 최후로 찔리면서

한없이 오래 죽고 싶다



그리고 지금, 주인없는 해진 신발마냥

내가 빈 벌판을 헤맬 때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눈 덮인 꿈속을 떠돌던

몇 세기 전의 겨울을


- 최승자,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어제 마음이 허하고 무거워서
회의 갈일이 끔찍해서
혼자 칼국수 사먹고도 허기가져서
눈꽃빙수는 사먹었더니
달달...기분이 나아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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