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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이여, 감정을 가진 전사가 되라”



이브 엔슬러.


‘버자이너 모놀로그’ 작가 이브 엔슬러 이메일 인터뷰

“우리는 소녀들을 신뢰해야 하고, 그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이브 엔슬러(사진)는 <한겨레>와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소녀들의 ‘욕망’과 ‘목소리’에 귀기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1997년 여성의 성을 다룬 파격적인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로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 최고 작품상인 오비상을 수상한 극작가다.



여성폭력에 대한 반대 캠페인 ‘브이데이’(V-day) 운동을 제안하며 <가디언>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여성’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유숙렬 옮김, 민음사)가 한글로 번역됐다.


이 책은 그가 16년 동안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소녀’들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것이다. 따돌림 당하는 미국 여고생, 음핵 절제에 저항하는 마사이족 소녀, 바비인형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 소녀 등 다양한 10대 여성들이 등장한다. 무당이 신이나 죽은 이의 말을 대변하는 것처럼, 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말문이 막힌 소녀들을 대신해 신들린 듯한 문학적 텍스트로 쏟아낸 것이다.



엔슬러는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나는 소녀들의 장애, 투쟁, 회복력, 에너지를 보았다. 그들이 만약 자신의 욕망과 목소리를 듣고 따르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 묻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고 설명했다.


“나는 사회가 오랫동안 소녀들의 힘과 감정, 욕망을 엄청난 규모로 눌러왔다고 생각해요. ‘타인을 기쁘게 하라’는 사회적 명령을 부과한 것이죠. 그들은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또래 친구들 또는 남자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소비하고, 소모하게 됩니다.”


타인에게 사랑받기 위해 삶을 낭비하는 일은 세계 대부분 성인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를 의식하듯, 엔슬러는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훈련받았다”며 “그 때문에 진실을 말하지 않으며, 쫓겨날 것이 두려워 독재나 가난, 신성모독, 환경문제, 전쟁, 억압 등에 분연히 맞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가 특별히 소녀들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것은 그들이 누구보다 심각한 폭력과 지배에 시달리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많은 소녀들이 성적으로 학대당하고, 원하지 않았지만 임신하고, 거식증에 걸리고, 구조화된 강제노동을 하지만 가난하게 사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10대 여성들의 에너지를 되살리기 위해 그는 “감정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안전하게 표현할 자유”, 그리고 교육과 연관된다. 그는 소녀들이 “성교육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받고 재정문제를 다루는 법, 욕망을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욕망과 필요에 전적으로 부응하지 않고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예쁘고 마른 것에만 존재의 의미를 두는 사회에 살고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테죠. 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의식을 바꾸는 데 기여하라고 말하는 세상에서 길러졌다면, 당신은 그것을 위해 노력할 테구요.”


엔슬러는 연약하게 길들여지는 ‘소녀’들의 입을 열면서 그들을 ‘전사’로 만든다. “남자를 찾아라. 보호받아라. 세상은 무섭다. 다리를 오므려라. 소녀들은 약하다”고 주입하는 세상에서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라고 외치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위험해져야 하며, (불의와 폭력을) 교란시켜야 합니다. 여성들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하여 싸울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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