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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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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지 못했다



박남준





삼천 원 없었을까 콩나물국밥값

시궁창의 몸으로 끌려가서 첫술에 반한

이름도 이상한 장뻘이라는 국밥집,

긴 뻘밭이던가, 그 집 장뻘 아주머니 내 국밥값

받지 않았다 불편했다





뚝배기 밑에 돈 놓고 나오다가 걸리기도 했다

후다닥 내달리고 아주머니 돈 흔들며 쫓아오고

나는 무단횡단으로 건널목 뛰어가고

아주머니 골목길에 매달린 채 헐떡거리며

삼촌 거시기 이러면 안돼야 발 동동 구르고





된통 혼났다

그때 삼촌 쫓아가다 목구녕까지 숨이 꽉 찼는디

다시는 그런 짓 당최 허덜 말라고

가난한 시인한테 국밥 한 그릇 못 사주겠냐며

울먹이는 화를 내셨다





성공할 때까지 받지 않겠다는 우격다짐이었다

언젠가 그랬다

오메 텔레비 봉깨 삼촌 나온데이 인자 유명해지것네이

하이고 예, 성공했으니까 국밥값 받으세요

안직 장개도 안가고 차도 없는 것 봉깨 더 성공해야 것는디





오백 원에 오백 원이 또 올라도 국밥 값 낼 수 없었다

책 잘 받았다고 전화기 너머 들리던 풀기 없는 목소리

장뻘 아주머니 암으로 떠나셨다




내 생애 참 속 시원하고 얼큰하던 해장국밥,

전주 남부시장식 장뻘 콩나물국밥값 앞에

끝내 나는 성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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