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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레드카펫 맨발 입장
“하이힐 신는건 정말로 의미없는 일”
“여러분이 이건 알아줬으면 해요. 이 붉은색은 내 피예요.”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제71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 최우수 각본상 시상을 위해 시상대에 오른 유명배우 에마 톰슨(사진)은 한손에 굽이 15㎝쯤 되는 명품 크리스티앙 루부탱 하이힐을, 한손엔 마티니 한잔을 들고 이렇게 외쳤다. 그러고선 검은색 하이힐 바닥의 선명한 붉은색 부분을 ‘붉은 피’에 비유하며 하이힐을 힘껏 내팽개친 뒤 수상자 이름이 적힌 봉투를 받아 발표했다.


연기파 배우로 유명한 에마 톰슨의 이날 하이힐 연기는 ‘여성들이 건강을 위해 더는 하이힐을 신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적 퍼포먼스였다. 톰슨은 지난주 전미비평가협회상 시상식장에서도 신발을 벗은 채 최우수 여배우상을 받았고, 이런 말로 수상 소감 연설을 마쳤다. “나는 페미니스트로서의 의견을 밝히려고 하이힐을 벗었다.

왜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어야 하나. 하이힐을 신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다. 정말로 의미없는 일이다. 모든 여성에게 지금 당장 하이힐을 벗어버리라고 촉구하고 싶다. 당장 그만두라. 더는 하이힐을 신지 말라. 하이힐을 신으면 제대로 걷기조차 어렵다. (하이힐을 벗은) 지금 나는 정말로 편안하다.”



인터넷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13일 “톰슨이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장에서 하이힐을 던져버리는 최고의 명장면을 선보였다”고 평했다. 인터넷상에서는 톰슨이 시상식장에서 하이힐을 내던지는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동영상에서는 톰슨이 딸을 데리고 시상식장으로 향하는 레드카펫 위에서 하이힐을 벗은 채 총총걸음으로 뛰는 장면도 나온다.


영국 출신의 영화배우 톰슨은 <하워즈 엔드> <센스 앤 센서빌리티> <러브 액추얼리> <해리 포터> 시리즈 등에 출연했으며, 지적인 이미지로 ‘영국 여배우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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