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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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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다 사이프리드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난 필 꽂힌 여배우는 평생 좋아한다. ㅎㅎㅎ) 좋잖아. 노래도 잘 하고('레미제라블'에서 코제트 예뻤다.^^) 연기도 잘 하고 기타 등등.... 암튼 아만다 사이프리드 주연의 영화 '러브 레이스(Lovelace, 2012)'를 봤다. 1972년 '목구멍 깊숙히(Deep Throat)'라는 포르노 영화로 유명해진 린다 러브레이스라는 여자의 전기 영화인데,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그닥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다.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겠다.) 하지만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연기 하나 만큼은 정말 압권이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 연기만 봐도 입장료는 아까울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왜 이 영화가 별로냐면...

 

영화 러브레이스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9722

 

실존했던 포르노 배우를 다루는 영화고 포르노 제작 현장이 당연히 나올테니 노출은 필수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노출과 그런 연기는 충분했다. 충분히 노출했고, 그 외의 것은 충분히 상상 가능한 수준으로 매우 잘 표현했다.(포르노 촬영 현장에서 쓰이는 '속어'라든가 그 현장에서의 연기 기타 등등...) 그러나, 이 영화의 문제는 결국 이런 표현이나 연기를 어떻게 어떤 그릇(관점, 컨셉)으로 담아내는가였다. 결과는 대실패!! 이도 저도 아닌 두루뭉술하게 런닝타임이 흘러가다 이런저런 고초를 겪은 린다 러브레이스(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집에 돌아오는 형식으로 마무리 된다. 왜, 그녀가 포르노 영화에 출연했고, 왜 그녀가 그렇게 그런 몹쓸 짓을 찍소리 못하고 당해야 했는지, 그리고 그런 것이 왜 가능한 구조였고 환경이었는지 내 머리로는 읽어낼 수도 느낄 수도 없었다. 그리고 이런 모든 것들에 어떤 시선을 담고 있는지 난 정말 모르겠더라. 포르노 현장과 그 산업세계의 잔혹함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그 산업 종사자들이 (사람들은 손가락질 하지만) 서로 존중하고 의기투합하면서 그래도 어떤 희망을 찾아가는 모습도 볼 수 없었고, 그냥 런닝타임만 흘러간다. 확실한 시선이 없었다. 그 시선이 어떤 시선인지도 중요하겠지만 그 시선을 어떻게 보여주는지도 매우 중요한데, 이 영화 '러브레이스'는 그게 없다. 오직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연기만 볼 만하다. 정말 착하고, 불쌍하고 그런 이미지만 너무 잘 보여준다. 그래...그런 억압적인 집안 환경에서 미쳐버릴만도 하지...그래서 자기한테 친절하게 대해준 양아치놈한테 순정을 다 바친것이겠지...정도?

 

자, 여기 '러브레이스'와 비슷한 소재와 똑같은 시대적 상황, 거기다가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가 있다. 마크 월버그 주연의 '부기나이트(Boogie Nights,1997)'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1970년대 포르노 스타인 '존 홈즈'라는 사람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인데 이 영화는 컨셉이 확실하다. 이들도 포르노를 만드는 사람들도 그들 나름의 세계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뭐 이런 컨셉이다.  

 

영화 부기나이트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24014

 

남들보다 월등히 크고 능력이 뛰어난 '물건'으로 이미 십대시절부터 많은 여성들과 이런 저런 짓을 하는 마크 월버그(덕 디글러)..그도 역시 집안 환경이 불우하다. 부모님의 싸움, 엄마의 지나친 간섭과 무시..등 어느 날 포르노 제작자의 눈에 띄어 곧바로 포르노 배우로 데뷔하는데 그는 단숨에 스타가 된다.(린다 러브레이스 처럼..) 그리고, 그는 성공과 동시에 이런저런 굴곡을 겪게 되고 잊혀지고 몸이 망가지다가 다시 포르노 현장에 복귀한다..는 그런 내용이다. 뻔한가? 그렇다. 뻔한 내용이다. 인생극장이지 뭐.

 

그러나, 이 영화 '부기나이트'가 '러브레이스'와 다른 점은 확실한 시선을 견지하고 그 시선에 맞게 내용을 담아냈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시선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관객의 몫이다.) 이 영화 역시 포르노 산업현장의 비정함과 잔혹함을 담아냈으며 역시 내용이 포르노다 보니까 노출은 필수다. (이 영화의 노출은 '러브레이스'보다 더 세다.) 그러나 그 노출또한 영화를 보면 느끼겠지만 매우 자연스럽다. 그리고, 포르노 촬영 현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이 나누는 대화, 표현 등...이런 것들이 모두 겉돌지 않고 이 영화를 만든 연출자 작가의 시선에 녹아들고 있다. 즉,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포르노 배우들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이 지금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살아가고 있어도 그게 다 납득이 되었다. 이 영화에는 많은 유명배우들이 포르노 배우역을 맡았다.  코카인 중독에다 전남편으로부터 아이를 되찾을 궁리를 하는 줄리앤무어 그녀는 포르노 연기도 하지만 촬영현장에서 모든 배우들의 어머니같은 존재다. 포르노배우일을 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고 그리고 적어도 이 현장(포르노 촬영장)에서 만큼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는 롤러걸 헤더 그레이엄, 마크월버그를 짝사랑하며 그가 잘 되기를 일편단심 기원하는 필립세이모어 호프먼, 그리고 이들과 함께 포르노 영화 를 만들어가는 연출자 버트레이놀즈 등...이들은 외부의 영향에 의해, 그리고 그들 스스로의 문제로 인해 서로 의기투합하기도 하지만 서로 갈등과 반목을 겪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 헤어지고 무언가 해 보려 하지만 철저히 망가지고...밑바닥까지 떨어지고 나서 그들은 다시 모인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포르노 영화를 제작하고, 그들 각자 그 포르노 현장에서 자신들의 꿈을 다시 꾸고 희망을 다시 만들어 나간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주인공 마크월버그가 촬영 들어가기 직전에 대기실에서 거울을 보며 팬티를 내리고 자신의 큰 물건을 보면서 암시를 거는 장면은 진심인데 매우 진지하게 느껴진다. 그에겐 그것이 절박함이었을테니까.

 

암튼, '러브레이스'와 '부기나이트'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점은 상업영화는 색깔이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다 잡을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시선으로(그 시선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관객에게 맡기고) 작가와 연출자는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선을 표현하는 완성도가 높으면 높을 수록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소재, 어떤 세상을 다룬 영화라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포르노 배우의 전기영화도 마찬가지다.

 

결론은 이거다. 1997년에 제작된 영화 '부기나이트'가 2012년에 제작된 영화 '러브레이스'에 비해서 몇십배, 몇백배 더 훌륭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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