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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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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살온냐..보시와용..

2013.10.16 21:20

평화이룸 조회 수:1094 추천:150

10년 전..[아이가 어릴 때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을때의 일이다. 아이는 텃밭 가꾸고, 벌레 잡고,흙놀이 하는 평온한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는데, 초기 적응 기간에 아주 흥미로운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딸아이의 동년배 여자아이 하나가 딸아이를  계속 때리고 구박하고 못살게 굴어서 아이는 늘 눈물에 젖은채 엄마에게 하소연을 했다.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서 등원시간에 살펴 보았다. 어떤 천사가 무슨 연유로 그럴까 싶기도 해서 그 아이를 유심히 보니 너무 사랑스럽다. 그저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이 정말 사랑스럽다.어느 날 우리 딸이 교실에 들어서자  '너 들어오지 마!' 하며 벌써 공격태세다. 그 사랑스러운 아이를 안아주고 싶어서 두 팔을 벌렸 더니 아이는 멀찌감치 도망 간다. 그 모습을 보며 빙긋이 웃고는 딸아이를 들여 보내고 나왔다. 이후로 아침마다 내 아이에게 무릎을 꿇고 안아주고 얼굴 부비며 '좋은 하루 되거라'라고 했던 것처럼 그 아 이에게도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벌려 보았다. 어쩌다 운 좋은 날은그 아이가 팔 한쪽을 내어주기도 했다. 왠지 내 아이를 때렸다는 그사실은 그렇게 중요 하지 않았다. 모든 아이가 다 아름답고 사랑스럽다는 느낌 밖엔 없었다. 어른들의얄팍하고 골맺힌 감정들에 비하면 아이들은단순하기 그지 없는 반응이 대부분이다.그렇게 몇 달이 흘러가도록 두 팔을 계속 벌려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등원시간에그 아이가 가까이 오더니.. '아줌마, 안아주세요.' 한다. 오! 신이시여~!  그 아이를 힘껏 안아주었다. '00아, 사랑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는 휘리릭 가버렸지만 온화해지는 아침을 열어준 아이에게 감사했다.그 후로는 아침마다 계속 내 아이처럼 내 앞에 다가오는 그 아이와 스킨십을 하고 포옹 하고 볼을 부벼주었다. 사실 거의 모든원의 아이들을 늘 그렇게 안아주었고뭐 더 특별나게 혹은 유별나게 그 아이만 안아준 것도 아니었다. 다만 누구에게도 잘 안기려고 하지 않던 아이가 비로서 자신이못살게 굴며 때리던 친구의 엄마에게 마음을 연 것이다. 그 어린이집의 엄마들은 보통 그렇게 열린 맘으로 모든 아이들을 안아주는 분위기였다. 그 아이는 평소에도 선생님들께 조차 잘 안기지 않고 겉도는 아이였기에 누군가에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안기는 일이 눈에 띄는변화에 가까운 일이 되었던 것이다.어느날 우리 딸아이가 말한다.'엄마, 00이 좋아.' 라고... 왜냐고 물으니 친절하게 지내는 좋은 친구가되었다는 것이다.나중에서야 선생님들께 그 아이의 배경에 대해서 듣게 되었는데,아이 어릴 때 부모가 이혼 해서 엄마와 떨어져 사는 아이 였다고..매일 아침 사랑으로 포옹하고 볼을 비비며 아침인사 하고 들여보내지는 우리 딸아이가 내심 부러웠던 것임을 그 제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렇다 해서 유난스럽게 더 한 것도 덜 한 것도 없이 계속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하루는 원에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뒷마당에서 아이들이 흙놀이를 한다.저 멀리서 00이가 눈썹을 휘날리면서 달려오는게 아닌가...'00아 안녕?' 하니, 불쑥 뭘 내밀면서'아줌마, 이거 먹어!' 한다.'이게 뭐지?' 하고  내민 손을 보니...그 작고 오밀조밀한 손 안에 누릉지 한 덩어리가 쥐어져 있는게 아니겠는가! 땀이 나서 간이 잘 배인누릉지...저녁 간식시간에 반은 먹고 반은 남겨서 뒷마당에서 노는 내내 나를 기다리며 왼손에 쥐고 놓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초롱하고 사랑이 한가득 담긴 눈을 바라보며..'네 것 아니니? 너 먹지 그래 저녁 간식이잖아.' 했더니, '아니, 아줌마 먹어.' 하고는  누릉지를 내 손에 쥐어 주고 휘리릭 달아난다.그 누릉지를 손에 들고 조용한 교실로 들어가 앉아서 가슴이 온통 뭉클하고 눈에서는 측정할 수 없는 온도의 눈물이 흐르는 채로 아이가 준 누릉지를 먹는데...그건 사랑을 넘기는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잊지 못할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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