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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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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니무느다.

그럴때 숨을 구멍을 찾아 마음을

귀양보낸다. 

 현실과 격리시킬 도리가 없을때

나를 잡아 끌어 내팽개친다.

 

네가 집착하는것들...그래봤자.

끝은 거기야.

 

'죽음'은 나를 잡아당겨 토닥토닥 말을건다.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김형숙 저.  뜨인돌!

 

신경외과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한 저자는

최첨단기계로 연명하는 처치에 회의가 ,자책이 들어

생명윤리학 공부를 하게 되었다.

 

병원 응급실 그 긴박하고 지난한 환자의 고통

보호자의 어려움과 의료진의 한계....

....중환자실에선 죽기도 마음대로 못한다는....토로.

 

바닥을 친 마음으로 ..죽음의 현장을 공부했다.

너무나 진솔한 글.

깊이있는 성찰에 감사함을 느꼈다.

 

누구나 죽고..집집이 병과 죽음이 함께 한다.

세상과 잘 이별하는 법.

가족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는 법등이 

실려있다.

 

아래는 책임간호사였던 자신이 고열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경험과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되어서 베껴 올린다.~

 

우리가 환자에 대해서 얼마나 피상적으로

대하는지...공부좀 해부려고!

 

 

 

아픈 이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나도 중환자실 입원 경험이 있다. 고열로 입원하여 의식이 저하된 상태여서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대부분 수면상태로 보냈다. 당연히 기억나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하나 기억나는 것은 호수인지 바다인지 알 수 없는 물속에서 끝날 것 같지 않은 자맥질을 되풀이하고 있는 꿈이다.

 

늘 한 모금이라도 공기를 더 들이마시려고 필사적으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아~멘” 하는 나지막한 합창 소리에 화들짝 깨어났다. 나의 자맥질은 호흡곤란이 불러오는 꿈이었고, “아~멘” 소리는 중환자실에 면회 시간이 찾아왔음을 뜻한다. 내 기억은 대부분 면회 시간에 머물러 있었다.

 

그날도 나는 며칠이 흘렀는지도 모르고 대부분의 시간을 잠자며 보내고 있었다. 호흡곤란 때문에 제대로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자는 쪽 잠은 수면에 대한 갈증과 전신통증을 자꾸 더할 뿐이었다. 잠에 취해 의식이 둔해지는 것과는 반대로 몸의 감각은 점점 날카롭게 살아나는지 작은 움직임에도 칼에 베인 듯 예리한 통증을 느꼈다.

“의식이 없는 거야?”

주변의 소음 사이에서도 염려와 안타까움이 묻어 있는 소리는 선명하게 귀에 와 박혔다. 그 나지막한 소리에 잠을 깼다. 따뜻하고 여린 마음을 가졌으나 평소 말수가 적고 표현이 서툰 분이었다. 눈을 떠보니 목소리의 주인공은 창밖에 서 있고, 나는 기운을 내어 웃음을 지으려고 노력하며 “괜찮아요.” 했다. 그 웃음이나 목소리가 전해졌는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금방 피로가 밀려오고 나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내 손을 잡고 있는 손길, 숨죽인 흐느낌 소리 때문에 잠을 깼다. 또 면회 시간이다. 내 몸에 닿은 손길들, 기도하는 낮은 목소리와 울음소리가 참을 수 없는 무게감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다. 그 모두를 물리치고 싶은 마음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길에 거부감을 느끼는 데 대한 죄책감으로 마음이 고단하다.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는 기분이다. 어서 면회 시간이 끝나 혼자 좀 있었으면…

….

예민해진 몸은 희미한 냄새에도 심한 구역질과 구토로 반응했다. 수시로 바꾸는 산소 마스크의 소독약 냄새, 얼굴을 닦아주는 누군가의 손에서 느껴지는 로션 냄새, 갈라진 입술에 발라주는 바셀린 냄새……. 모두가 나의 구토를 악화시키는 것들뿐이다. 등을 마사지하고, 체중을 재고, 혹은 몸을 닦아주거나 옷을 갈아입히느라 누군가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괜찮다, 내가 하겠다고 손을 내젓는다.

 

 간호사들은 미안해서 그러는 걸로 오해하는 모양이다. 괜찮다고, 그냥 맡기라고 성화였다 토할수록 더 자주, 더 친절하게 마스크를 바꾸어주고, 닦아주고, 또 바셀린을 발라주는데 그 친절이 버겁기만 하다. 제발 나를 그냥 좀 내버려두면 좋으련만. 그런 편이 훨씬 더 내가 오롯이 숨 쉬는데 집중하며 견디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딸의 입원 소식을 듣고 혼비백산하여 먼 길을 달려오셨을 어머니의 면회 시간.

어머니는 걱정만큼이나 많은 부적과 처방을 갖고 오셨다. 간호사의 눈을 피해 내 입술에 무얼 발랐는지 강한 마늘 냄새가 내 몸을 한바탕 흔들어놓았다. 그 와중에도 어머니는 단골무당이 처방해준 붉은 주머니를 제대로 처리하기 위하여 여념이 없으셨다.

 

아픈 나를 흔들어 방에서 나가서 나오는 첫 번째 삼거리가 어디냐고 묻고 대답을 재촉하시느라 나의 구역질을 살필 여유가 없으셨다. 생명을 살리느라 환자의 낮은 소리를 들을 겨를이 없는 우리들처럼 어머니도 딸의 생명을 살려줄 처방을 수행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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