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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상담 부부 - 사랑과 쩐쟁

2012.07.25 11:55

장철학정명원 조회 수:1537 추천:163

 

TV상담 부부 - 사랑과 쩐쟁편 (상담방)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사랑과 쩐쟁

 

작성자 최장재희 (http://www.bokdg.com )

 

 

- 아이들 때문에 연애남이 달아날까 두려워요

 

‘이혼한지 5년쯤 지났습니다.

이혼 당시에는 아이들이 외국에 있는 아빠와 엄마인 나 사이를 오가며

다른 이혼자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일이나 경제 문제에 치이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몇 년이 훌쩍 지나고나니 처음엔 관심도 없던 남자의 대시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다시 사랑해보고 싶기도 하고 좋은 남자랑 짝을 맺어 살 부비며 살고 싶은 생각도 강하게 듭니다.

 

그런데 아직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있고 외국물을 먹었다고는 하지만

저와 아빠 사이를 계속 오가고 있는 처지여서 연애하기에 너무 조심스럽고

방학 때는 아예 제 집에서 살다시피 하니,

연애남에게 양해를 구해가며 연애를 하는 것도 여의치 않는 일이에요.

 

연애를 시작해볼까 싶던 찰나, 지난 번 그런 일이 생겨서

막 호감이 상승하고 본격 연애를 해야 할 타이밍에

아이들이 제 집에 머물렀고 연애는 시작하자마자 소강상태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상대방은 괜찮다고,

아이들이 가고 나면 시간을 많이 보내자고는 하지만 주변을 보면,

남자의 상황 때문에 기다려주는 여자는 있어도

남자는 여자의 상황을 일일이 이해해 줘가며, 기다려 줘가며 연애를 하지는 않더군요.

 

말이 그렇고 한 두 번이지, 저는 갑자기 조바심이 납니다.

이 남자를 놓치면 근사한 연애, 맘에 드는 사람과의 사랑을 다시는 못해볼 것 같은 생각과

아이들 눈에 비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엄마 역할 사이에서 알 수 없는 슬픔까지 생기네요.’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 울고 저녁에 우는 새는 님 그리워 운다고 했다.

아침엔 일하러 가느라 바빠 울 틈도 없으니 저녁에 우는 새가 틀림없구나.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 울고요.

저녁에 우는 새는 님이 그리워 운다.

너냐 나냐 두리둥실 좋구요.

낮에 낮에나 밤에 밤에나 참사랑이로구나.

 

무정 세월아 오고 가지를 말아라

아까운 내 청춘이 늙어만 가네.

 

60에 하늘에서 날 오라고 불으면

아직은 너무 젊어서 못 간다고 해요.

 

70살에 하늘에서 날 오라고 부르면

아직은 할 일 많아서 못 간다고 해요

 

80에 하늘에서 날 오라고 부르면

아직은 갈 때 많아서 못 간다고 해요....

 

- 제주도 타령 中 -

 

 

90에는 억울해서 못 간다고 하고

100살에는 연애 한 번 화끈하게 하고 간단다.

 

110살에는 내 할 일은 내가 알아서 하고 가고,

120살엔 좋은 날 좋은 시에 내가 간다고 한다.

 

이 소리를 슬프게 단조로 부르면 상여소리(이별송)이며

장조로 부르면 제주도 타령이 된다고 한다. (혼인을 위한 프로포즈 송)

 

이 노래는 고구려 유리명왕 3년(기원전 17년)의 황조가와 유사함이 있다고 하고

백제가요 진도아리랑 속에도 이런 소리의 악절이 있다 하니,

그 시절에 인간 120살을 논했다는 것은 미래학이며 삶의 풍자이겠으나 놀라움을 금할 수는 없다.

 

황조가는 비둘기 소리와 수 꾀꼬리 소리, 암 꾀꼬리의 경계 소리로 어우러져 노래하는데,

비둘기와 수 꾀꼬리는 불륜 사이인가,

수 꾀꼬리와 암 꾀꼬리는 원래부터 연인 사이였던가, 서로가 처첩 사이였던가.

 

사람과 새들이 누가 누구를 빗대었든 죽도록 연애 한 번 해보겠다는데, 누가 뭐란단 말인가.

하지만 현대의 연인들은 성미도 급하고 ‘너 아니면 다른 남자야!’ 하며

노골적으로 노래를 해대는 대중가요가 판을 치고 있으며,

여자든 남자든 상대방의 사정을 조절해가며 하는 연애가 박진감이 있을 리 없고

자식 때문에 눈치 보는 이혼녀의 연애는 더욱 어렵다.

 

그렇다면 처녀는 처녀 방식으로, 이혼녀는 이혼녀 방식으로,

할머니는 할머니 방식으로 연애를 하자. 박진감보다는 안정감으로,

앳된 미모대신에 포용하는 미소의 아름다움으로,

미니스커트와 킬힐 대신에 바람에도 일렁이며 하늘대는 긴 치마의 여유로.

 

나만의 색깔로, 나만의 향기를 몰라준다면,

가령 D라인 사십대 여성을 연인으로 선택해놓고 툭하면 S라인 타령을 한다면

그 남자는 애당초 내 남자가 아닌 것이다.

일 잘 하는 남자를 만나, 자꾸만 연예인 타령을 한다면 그 여자도 내 여자가 아닌 것이다.

하룻밤 정사도 아닌데, 사람이 사람의 정을 느끼며 서로의 안위와 격려 속에

무럭무럭 자라는 우정과도 같은 깊은 사랑을 어찌 ‘원나잇’ 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연애남에게 매번 양해를 구하며 눈치를 보기 보다는 기간이 얼마든,

짧은 시간에 양질의 연애를 이룩하자.

은장도를 비장하게 품고선 ‘빨리 안하면 널 찌를테닷!’ 하면서 화끈함을 선사해도 좋겠고

잊지 못할 은근함을 수줍게 안겨줘도 좋겠다.

 

자식들에도 똑같이 너희들을 여전히 사랑하고 시간을 많이 내어 함께 하는 엄마라는 것을 보여주면,

다 큰 자식들이 염려한 것보다 훨씬 더 담담히 받아들일 것이다.

어쩔 줄 모르고 우물쭈물하면 자식들도 엄마가 무슨 ‘미안한 짓’을 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엄마가 행복하면 오히려  그 모습에 안심을 할 수도 있다.

 

연애남 역시, 자식들에게 쩔쩔매며 매번 눈치를 보는 엄마에게 무슨 섹시함이 느껴지겠는가.

지금 당신의 연애남은 ‘훌륭한 어머니 상’의 여인과 연애를 하려는 게 아니라,

 ‘엄마’라는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가 아니라,

자신의 남성성을 알아봐주고 받아들일 여자에게,

그냥 나만의 ‘여자’에게 연애를 ‘걸고’ 있는 것이다.

 

‘걸린’ 생선이 달아날까 전전긍긍 할 게 아니라 냉큼 맛나게 요리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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