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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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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좀 후진가?

난 요즘 정말 이상한 할아버지들을 자주 만난다.

 

오늘 오전에 딸 유치원 차 태워보내고

잠깐 병원에 들러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도로변에서 할아버지가 하도 밍기적 거리며 걷길래

살짝 앞질러 걸어갔다.

할아버지 진로방해를 한 것도 아니고

신체적 접촉을 한 것도 아닌데

할아버지 옆을 지나치는 순간,

할아버지가 노기를 띄더니 날 향해 침을 뱉는 것이 아닌가.

왼쪽 팔, 왼쪽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에

침방울이 타다닥 튀었다.

 

내가 어떻게 했게?

 

정말...따지고 싶지도 않고 화도 안 났다.

뒤도 안 돌아보고 가방에서 물티슈 한 장 꺼내

쓱쓱 닦아버렸다.

화내는 것도 싫더라.

욕도 안 나오더라.

 

온냐, 동상들이라면???

 

 

 

얼마전에는

유치원에서 온 딸을 차에서 받아서

집으로 가는데

잘차려 입고 중절모자까지 쓴 할아버지가

들고 있던 지팡이를 걷고 있는 딸 다리 사이로 팍 들이미는 것이 아닌가.

다섯 살 딸은 갑자기 꽥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었다.

나도 너무 놀랐고 할아버지한테

"뭐하는 짓이에요? 애 놀라게." 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두 눈을 부라렸다.

실실 웃으며 "장난..장난" 하던 할아버지가

내가 계속 언성을 높이자

"미안"하며 자리를 피해버렸다.

말만 그렇지 무안해 하지도 않더라.

 

그런데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할아버지 한 분이 딸에게 하는 말. 

"야, 니가 소리 질러서 저 할아버지가 더 놀랬겠다."

 

 

엄마가 옆에 있는데도

길 지나가는 아이의 손을 덥석 붙잡고 안 놓는 할아버지,

병원 로비에서 아이 손을 붙잡고 애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데도

물끄러미 보고 있는 환자 할아버지...

 

어린 여자,

젊은 여자라서 무시하는 건가.

싸움닭은 아니지만,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는 늘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무례한 일을 당해도 대처가 안 된다.

요새 소설 도가니를 읽고 있어서 그런건지

할아버지들이 점점 더 매우 매우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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