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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펌] 김규항 : 넘어지지 않은 희망

2012.04.12 01:51

유재언 조회 수:1470 추천:196



"아직은 세가 작어서 지지는 비현실적이다."
"우선 최악의 세력을 막고 점진적인 진보를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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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를 소망하는 많은 사람들이 정작 선거에서 진보정당 지지를 망설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매우 지당하고 현실적으로 보이는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런가? 민주주의 정치에서 정치적 세는 ‘1인 1표’로 만들어진다. 지금 새누리나 민통처럼 당장 집권도 가능한 세든 진보신당이나 녹색당처럼 작은 세든 마찬가지다. 그래서 ‘아직은 세가 작아서 지지는 비현실적’이라는 말은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말이다. 세가 작아서 내가 지지하는 게 비현실적인 게 아니라 내가 지지하지 않아서 세가 작고 비현실적인 것이다.
 
진보정치를 소망하는 사람들은 묻곤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도 서유럽이나 북유럽처럼 진보정치가 발달해서 노동자와 서민이 좀 더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 기억할 건 그 사회들도 원래부터 진보정치가 지금 같았던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직은 세가 작아서 지지는 비현실적’이라거나 ‘우선 최악의 세력을 막고 점진적인 진보를 모색하는 게 현실적’ 따위 말이 난무했던 건 물론이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 1표를 차곡차곡 쌓아 진보정치의 세를 쌓아가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사회가 만들어졌다. 그들이 없었다면 그 나라들도 오늘 한국이나 미국처럼 '나쁜 보수' 정치와 '착한 보수' 정치가 돌아가며 노동자와 서민을 억압하는 사회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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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진보정치가 없다시피 한 사회다. 한국이 노무현이 진보이듯 미국은 오바마가 진보인 사회다. 그래서 미국은 부자의 천국이며 부자들의 낯간지러운 기부 자선쇼로 형편없는 복지시스템을 은폐하는 한심한 사회다. 한 때는 미국도 유럽 못지않게 진보정치 운동과 급진적 노동운동이 활발했는데 다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 바로 ‘우선 최악의 세력을 막고 점진적인 진보를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거듭되면서 모조리 민주당에 흡수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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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린 이미 그런 모든 것들을 충분히 깨치고도 남을 경험을 했다. 비판적지지, 즉 ‘우선 최악의 세력을 막고 점진적인 진보를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20여년 동안 선거 때마다 반복되었다. 그 결과는 과연 점진적인 진보였는가? 보다시피 진보정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상태다. 최악을 막기 위해 힘을 실어주었던 ‘착한 보수’ 세력은 진보적으로 견인되었는가? 두 번이나 집권한 그들은 일관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노동자 서민들이 ‘CEO 대통령’에게 몰려가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그들이 다시 모든 걸 CEO 대통령 탓으로 돌리며 자신들이 희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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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안의 진보정치는 꿈도 못꾸던 시절이 있었다. 극우독재는 반세기 동안 진보정치의 모든 시도를 몰아죽였다. 많은 사람들의 피와 희생으로 절차적 민주화가 시작되어 가까스로 진보정치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젠 극우가 아니라 진보정치를 소망하는 사람들 스스로 진보정치를 억누른다. ‘아직은 세가 작어서 지지는 비현실적’ ‘우선 최악의 세력을 막고 점진적인 진보를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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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의 세는 작다고? 그렇다 작아도 너무 작다. 그러나 그 작은 세가 바로 우리의 세다. 한심하고 막막해도 그걸 부인하거나 우회할 방법은 없다. 정권교체가 중요하다고? 중요하다. 하지만 나쁜 보수에서 다시 착한 보수로 돌아가는 일이 진보정치의 작은 세마저 포기할 만큼 중요한가? 진보를 자처하는 지식인들과 엘리트들이 '정권 교체’의 정치공학에 몰두할 때 제 소중한 1표를 진보정치의 미래에 쌓겠다는 평범한 시민과 노동자들이 있다. 그들이 우리 사회의 희망, 넘어지지 않는 희망이다. (그림 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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