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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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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이나스 손의 이야기

2011.06.26 23:21

은수 조회 수:1336 추천:156





 

울타리 강남콩과  한개만 먹어도 입이 꽉찬다는 이름이 쪼까 거시기한 한아가리 콩을 심고

 

어렵게 구한 토종 완두콩도 심고  딸기 나무도 자그마치 12개나 심었다

 

여름이 오면  보람찬 풍성함을 기대하면서....

 

결과는 ?  참패다

 

강남콩과 한아가리 콩밭은 정화조 공사로 재대로 테러를 당해

 

밭의 반이 없어지고 ㅠㅠ 

 

완두콩은 햇빛을 재대로 받지 못해서 잘 자라다가

 

시들 시들 누렁 누렁 해지더니 단체로 저승행을 가시고

 

딸기는 뿌리에 냉해를 지대로 입어서

 

12개중 딱 7개만 살아 남았고 그나마도 열매를 맺는대신

 

어떻게 해서든   생존해야 겠다고 생각을 했는지   열심히 새끼만 치고 있다

 

열매가 보고싶어서 확 러너를 짤라내려다가도  오죽하면 이녀석들이

 

이럴까 싶어서  에효 미안하다 그래  열심히 러너를 뻗으면 내가 열심히

 

옮겨심어 주마 이러고 있다  상추심은것도  저세상가시고

 

옥수수는 강남콩밭에 사이짓기로 심었는데  발아할 생각을 안한다

 

장마철에 땅에 온도가 내려가면  아마 발아를 할거라는데 ...

 

지발 적으로다가 발아해서  사람먹을거 말고 내년에 심을 종자 만이라도 확보하게

 

해다고 이러고   밭에가서 빌고 있다 ....

 

산뽕나무잎을 이용해서 효소를 만든답시고 설탕과함께 버무렸다가

 

깜박잊고 그냥 둬서 홀라당 곰팡이가 피고 까만 곰팡이 천지가 되서

 

고스란히 콩밭 거름으로갔다 ㅠㅠ   엄마가 도끼눈뜨고 설탕 낭비라고  야단치신다 ㅠㅠ

 

" 아니 어떻게 손데는거마다 이래?  이거 이거 마이더스 손이아니라 완전히

 

마이나스 손이구만!!"

 

동생들이 실패한 내 봄농사와 효소를 보고 놀린다

 

뭐라고 해주고싶지만 진짜 할말이 없다  왜?  정말  키워서 먹은게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쩜 이렇게 성적이 엉망이냐고

 

" 야  비오기 전에 씨나 뿌려놔   비맞고 싹트는 것은 건강하게 잘자라

 

베란다 해가 잠깐 스쳐지나가는디 뭐가 큰다냐  저기 엄마 오토바이 옆에 빈자리 있으니

 

거기다  저것들 죄다 끌어다 놓고  씨 다시 뿌려 이번에는 쓸대없는거 말고

 

좀 뜯어먹을만한거로 뿌려 "

 

엄마가 한심한듯 처다 보시더니 처방을 내려주신다

 

자그마치 50키로가 넘는 이동식 텃밭을  베란다에서 엘리베이터로

 

엘리베이터에서  해가 잘드는 중앙현관 옆 화단으로 낑낑거리며

 

끌고가서는 가지고 있는 씨앗들을 죄다 뿌렸다 ㅋㅋㅋ

 

고수도 뿌리고 잎당귀도 뿌리고 상추씨며 겨자채 씨까지

 

되던 안돼던 일단 뿌리고 보자 이런 맘으로 마구 뿌렸다

 

그리고  열심히 쌀뜨물을 받아 3-4일 발효시켜서 열심히 뿌려주고

 

완두콩 깍지 수박 껍질  먹다남은 깻잎잔챙이 까지 죄다 덮어줬다

 

강남콩밭에 가서 주변에 있는 잡초들을 모조리 초토화를 시켰다

 

성능 좋은 갈비집 가위를 들고 목장갑을 끼고는 벌초를 했다

 

 죄다 모조리  싹이 안나고

 

죽고 ...봄농사 흉년의 한을 잡초들에게 풀었다 ㅋㅋㅋㅋ  그리고 콩밭에 열심히 덮어주고

 

쌀뜨물을 발효시킨  액비를 열심히 뿌려줬다

 

" 야 내체면좀 세워줘라 올가을쯤 나도  토종 종자 은행에 우리 토종 씨앗좀 기증좀 하자

 

만날 받어다 쓰기만 하면 염치 없잖아 그러니 니들이 자손 많이 많이 만들어서

 

내 채면좀 세워줘라 "  모르는사람이 보면 딱 정신나간 사람 같았을거다 ㅋㅋㅋㅋ

 

어렵게 얻은 토종단호박  종자역시 테러를 당해서 딱 3그루 밖에 없다

 

이녀석들이 한덩이씩만 열매를 맺어줘도 씨앗이 많이 나올테니

 

기증도하고  주변에 나누어줄수도 있을텐데....  하여간 매일 매일 기도하고 있다

 

엄마가 장마가 끝나면 호박거름을 넣줘야 한단다

 

그래야 열매를 맺는다고 ... 곁가지 치기도 열심히 해줘야지 한개라도

 

열매를 더건지기 위해서는말이다 ㅠㅠ  아주 처절하다 처절해

 

넘덜은 먹기 위해 농사를 짓는다지만 나는 종자를 받기 위해 농사를 짓는다

 

왜?  종자가 풍성해야 내년이 또 테러를 당한다해도 안전하게 농사를 지을수 있을것이 아닌가?

 

올해 상반기 나의 농사는 진짜 마이너스다   오죽하면 마이너스손이라  놀리겠는가?

 

내 이야길 들은 베테랑 농부이신 우리 외숙모  마늘밭한가운데 주저 앉으시더니

 

배꼽이 빠져라 웃어데신다 .   초보 농부의 이런 실수가 울 외숙모보시기에는 아주 귀여우시단다 ㅠㅠ

 

그러나

 

약간의 희망이 보인다  그게 뭐냐고 ? 사진에서 보면 고수가 싹을 틔우고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

 

얘들아  꼭 잘자라주렴  울엄마 숙원인  고수무침좀 원없이 실컷 먹어 보자꾸나

 

그리고 비오기전에 뿌린 오만가지 씨앗줄 하나가 또 열심히 싹을틔우고

 

자라고 있다  좀더 자라면  다른데로 옮겨줘야지

 

내년에는 꼭 반드시 나는 마이다스 손이 될껴!!!

 

그리고 도시안에서도 텃밭을 가꾸면서  자금자족하는 위대한 인물이 되리라 ㅋㅋㅋㅋ

 

 

 

덧붙이기:  요거 꼭 화분처럼 생겼죠?  요새 유행하는 베란다용 텃밭이랍니다

 

저기 머위보이시죠?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이랍니다 ㅠㅠ  그리고 하트모양 잎이  보이시나요?

 

요건  산마랍니다 먹을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ㅠㅠ   한가운데가 막 싹이 나온

 

고수랍니다 제발 오래 오래 살아줘서 씨앗을 받을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옆에 심어진 애들은 러너만 열심히 뻗고있는   딸기구요  저기 씀바귀처럼 보이는 아인

 

로메인이란  쌈채소입니다 원래는  서양사람들이 셀러드로 먹는데  우리집은

 

무조건 쌈을 싸먹고 있어요     2주정도 지난뒤에  다시 쌈채소들이  자라길 빌고 있어요

 

식구들이 뭐좀 먹을거 심으라고 성화여서 심었는데 제발 잘자라주기만을 바라고 있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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