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마술
우리 공장 고양이는 마술을 잘한다. / 어떻게 암컷을 만났는지 그리
고 역시나 / 도대체 어떻게 새끼를 여덟 마리나 낳았는지 / 네마리는
엄마를, 다른 네 마리는 아빠를, /정확하게 닮았다. 밥집에서 밥도 오
지 않았는데/ 일하는 나를 올려다보며 큰 소리로 외친다. /
그 소리를
들어야 비로소 우리들 배가 고파온다. 녀석들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왔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니야옹! 하는 소리로 온 것이다. /땅바닥에
엎질러 준 생선 대가리와 밥을 말끔히도 치웠다.
/얼마 후엔 암컷도 같
이 왔다. /공장장만 빼고는 일하는 사람 모두 장가를 못 간 / 노총각들
이어서 그런지 고양이 사랑이 엄청 크다. /
자본주의가 결혼하라고 할
때까지 / 부지런히 돈을 모으는 상중이가 밥 당번이다. /밥을 주면 수
컷이 양보한다. / 공장장은 한때 사업을 하다 안 되어 / 이혼을 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자본주의가 헤어지라고 하여/ 헤어진 것이 틀림
없다. /
사람의 새끼를 보면 한숨만 터지는데 / 고양이의 새끼를 보면
은근히 후회되는 것이다. / 사람인 나는 못하는, 시집가고 장가가고 /
돈 없이도 살수 있는 고양이의 마술이다.
-최종천 시집 <고양이의 마술> (실천문학사,2011)
거기에 이런 대목이 나와요.
"내 기억에 내가 슬프다고 이야기한 내용들은 인간이 인간을
막 대하는 것, 인간이 인간에게 거칠게 예의 없이 대하는 것,
인간이 동물을 학대하는 것, 존재가 다른 존재에게 가혹하게
대하는 것..."
글쎄 이런 내용을 고딩 작문시간에 썼다는 것. 켁~
저두 이 영화봐야 겠어욤.
글구 써니 감독판이 극장에서 개봉될지도 모른다는 희소식이
오늘자 한겨레에 떴어요.ㅋㅋ
샘. 서울에서 써니 감독판도 함께 때려요~아자아자!
오후에 마포가려고 꼼지락대고 있는 중.
오늘은 기필코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