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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쑤기 또 실패다 ㅠㅠ

2011.05.25 17:05

은수 조회 수:1265 추천:115

 

전생에 무슨 다람쥐나 들쥐였던것이 틀림없다

 

도토리묵이며 청포묵이며 우무에 두부까지

 

묵이나 두부같은거만 보면 일단 이성마비되는 울식구들

 

도토리묵무침을  딱 15분 만에 한접시 다해치웠다

 

그리고도 입맛을 쩝쩝 대며  " 아 ~~ 또 먹고싶다 "

 

고길 안좋아하는 대신 어케 생긴것이 묵이랑 두부만 보면 정신줄을 놓는지 미스테리다

 

도토리 묵은 실컷 먹었으니 이번에는 다른 묵좀 먹어볼까나?

 

냉장고를 뒤지니 한천이 있다 우무를 만들어 보리라 !!

 

두주먹 불끈 쥐고 열심히 묵을 쑤었으나

 

결과는 묵이 아니라 완전히 돌댕이가 되부렀다

 

그래도 지난번처럼 벽돌은 안만들었으니 일단 이거 버리지말구 묵어봅시다

 

아~~ 두번째 실패다  지난번에도 이렇게 만들어서 못먹었는데

 

그래도 다행인것은 지난번 보다는 좀 덜 딱딱하다 ㅠㅠ

 

묵을 망치고 심히 좌절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한만디 한다

 

" 언니 전생에 좋은일 많이 했나봐 "

 

오잉? 이거 무슨 말이야?

 

" 그런말이 있데 두부나 묵을 쑤는 사람들은  전생에 남한테 나쁜일만

 

해서 이생에서  고되고 힘든 묵쑤고 두부 만드는 일을 하는거래 "

 

언니는 번번히 묵이 실패하는거 보니  전생에 나쁜일 대신 좋은일해서

 

이생에서는 그런일 안하는거아녀?

 

이건 듣느니 처음이요 생경하기 그지없도다 ...

 

곰곰히 생각해보니  둘다 만드는 과정이 엄청나게 긴시간과 고된 노동이 동반한다

 

불리고  맷돌에 갈고  솥에 넣고 불때가며 끓이고   건더기와 국물을 분리하고

 

다시 또끓이고 간수잡고  틀에 붓고  돌로 누르고 물빼고...

 

지금이야 기계가 부릉 부릉 몇번하면 콩이 갈리고  가스불에 부글 부글 끓여 만들어

 

내는것이 두부라지만  몇가지 공정만 편해 졌을뿐 사람손이 필요한것은 여전히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힘든 과정이니  만드는 사람이 얼마나 고될까.... 그러니 전생에 지은죄를

 

이생에서 이렇게 갚는다는 말이 나왔겠지...

 

얼마전 엄마가  소금이 떨어졌다고 언넝 주문하라고 해서

 

소금을 주문했다 자주 주문해먹는 집이 7년묵은 소금이 있단다

 

잽싸게 주문해서  항아리에 부으러 가니  전에 묵은소금항아리에

 

물이 고여있다 " 어 ? 간수다"  간수를 보니 반가웠다

 

지금은 아파트라  두부를 해먹을수 없지만 예전에 시골에 살때는

 

설을 앞두고 꼭 우리집에서 두부를 했다  한 2년 넘게 소금에서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는

 

간수를 받아 깨끗하게 거르고  콩을 불리고 꽝꽝얼어버린 맷돌을 아궁이 앞에 꼬박 하루밤을

 

녹여서 불린 콩을 갈아서 만들던 그두부  워낙 손이 많이가서

 

두부하는 날은  아버지 엄마 와 온식구들이 맷돌을 번갈아가며 돌리고

 

콩물을 짤때는 큰 널판지위에 우리 4남매를 번갈아가며 올라가서 누름돌역을 했다

 

고단한 일이니 전생에 죄가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나는 그 두부만들던

 

그기억이 참 소중하게 남아있다  매해 겨울에만 하던 연래 행사

 

두부를 만들고 나면 여러가지 먹을 거리가 생기는것도 좋았다

 

콩물인 두유   두부 비지 순두부...등등  

 

그나저나  그때는 두부가 그렇게 잘됐는데 왜 !!

 

두부보다 간단한 우무는 안돼는거냐고 !!!  앞으로 한번더 해봐야겠다

 

언젠가는 꼭 성공하리라  매해 겨울에 만들었던 그 두부처럼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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