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밥먹기

2011.05.15 23:40

은수 조회 수:1041 추천:128

 

위장에서 물집 3개 떼내고 나서 꼬박 2주 거의 못먹고

 

물과 참외와 달걀로 연명하다보니

 

머리털나고 처음 2주만에 6키로가 홀라당 빠졌다

 

오호 이런 기쁜일이 있다니  에헤라 디여 !!

 

그.러.나

 

그것이 시작이었다

 

밥먹기가 겁이 난다   살이 빠지자 몸이 가분 가분해한맛에 밥먹으면

 

다시 체중이 불까 걱정되고 무서웠다

 

과거 살을 빼기위해 엄청나게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6키로를 빼기 위해서는 꼬박 두달 아둥바둥 해도 안빠지던 근수다

 

하지만

 

속이 엉망이 되자  자연스레 못먹게 되고 2주만에 기적같이 빠졌다

 

물론 수분이 죄다 빠지고 단백질이 손실을 입었을테지...

 

결국  어떻게 빠진 살인데 ... 이러면서 하지 말아야 할짓을 했다

 

먹고싶어지면 아니 배가 고파지면 그냥 잤다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자고 또자고 ... 그러다 식구들한테 딱걸렸다

 

왜?  밥을 못먹으니 기운이 없고 자꾸 처지고 꾸불 꾸불해지고 ...

 

둘째 진경이가 정곡을 찔렀다

 

" 언니 왜 밥안먹어 아니 먹기가 겁나서 안먹지 ?

 

자꾸 이러면 언니 다시 회사 다닐때처럼 그렇게 된다  이기회에 음식 먹는 습관을좀

 

바꿔본다 생각해 살뺀다 생각하지 말고..."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 되었다 ...

 

나는  살잘찌는 엄마 체질에 먹는거 좋아하고 군거질 사랑하시는 울아버지 입맛을 닮았다

 

이거  최악의 유전자다 왜?  울압지 그렇게 군거질 좋아하시고 먹는거 밝히셨지만

 

무슨 신의 축복인지   항상 호리 호리 늘씬한 몸매(?) 유질 하셨고

 

울엄마는 입맛 무지막지하게 까다롭고 먹는거 별로 좋아사히는 분이 아닌데

 

잘 붓고 살이 찌는 체질이다 ㅠㅠ

 

나는  회사다닐때  외모가 이뿐애들이 내가 죽어라 노력해서 얻어내 결과와 성과를

 

깡그리 묵사발로 만들고   회식자리에서 블르스 땡겨주고

 

2차가주는 애들만 진급하고  소위 과부장들에게 이뿜받으며 잘나가는 꼬라지가

 

너무 싫었다 . 나도 날씬하고 이뻤으면  분명 플러스 요인이었을꺼다 !!!

 

나는 뚱뚱한 내모습이 싫어서  일부러 씩씩한척

 

껄렁 껄렁 선머슴같은 케릭터로 살았다 나?   그렇게 동적인 인간이 아니다

 

큰 목소리에  짧은 머리 그리고 남자 후배들과도  격하게 (?) 어울리는 나는

 

외모로 컴플렉스 극복용으로  남자알라들과 어울렸다

 

하지만

 

나는 꽃무늬에  그림 좋아하고 바느질도 좋아하고 찬찬히 놓는 수도 좋아하고

 

발레나 클레식음악 좋아하는 어찌 보면 정적인  인간이다

 

외모컴플렉스를 어떻게든  플러스 요인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스스로 무수리가 되어버렸다

 

남을 배려하고 아끼는 무수리가 아니라  철저하게 나를 감추고 내위치를 보장받기 위한 무수리...

 

그리고 많이 먹는  내모습을 감추기 위해  남들앞에서 무지 막지하게 스트레스 받았던 삶

 

동생과 하나 하나 이야기 하면서 다 끄집어 냈다

 

그리고

 

내 먹는것에 대한 회한풀이를 했다  

 

" 있지 나는 밥먹는거 겁나  다시 전처럼 체중 불고  좌절하고 힘들어질까봐 "

 

눈물이 그렁 그렁해서  고백했다

 

" 난 큰언니가 그런줄 몰랐어   먹는것으로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한줄 꿈에도 몰랐어 난 단순히 언니가 많이 먹어서 그런다고

 

많이만 안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는줄 몰랐어

 

미안해 언니 "

 

둘째 낳고 산후 조리중인  막내가 그런다

 

울엄마는 아무 말씀도 없으시더니 "   에미가 되서 네가 그렇게  어려운줄도 모르고

 

속도 몰랐다 엄마도 미안해 "

 

이러신다 ... 그리고  나는 드디어 밥을 편하게 먹을수 있었다

 

내인생 34년 만에 처음으로 말이다

 

먹는 양은 현저히 줄어 들었고  거짓말 안하고 한수저라도 더먹는 날은

 

소화가 안돼고 몸이 무겁고 괴로워서 " 다시는 과식안하리라!!"

 

하루종일 외쳤다 .. 식사량이 조절 되기시작하자  정말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된장이 맛있어 졌다  그리고 그 싫어하던 아니 먹기를 거부하던 생양파도 먹는다

 

생오이를 씹어 먹고  햄소시지 끊고 ....

 

햄버거는 언제 마지막으로 먹었는지 기억이 안나고  튀긴닭도 한달에 한번으로 줄어가고 있다

 

뭐 이렇게 해피 엔딩이냐고?

 

아니다  아직도 가끔은 머리가 먹고싶은데로 먹고  위가 무지 막지하게 아파서

 

눈물 찔찔짜면서  반성문 쓰고  어떨때는 야식의 유혹에 따뜻한물 한바가지 먹고

 

밤새 화장실 들락거리기도 하고   점심 두공기 먹고   저녁에 체해서

 

자는 엄마 깨워서 손따고 .... 이러고 있다   하지만 더이상

 

나는 혼자 괴로워하고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는다   가족에게  언제든 힘들다고

 

말할수있고  또 가족들도 들어줄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어쩜 진짜 나의

 

살풀이는 이제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가족이 응원해주는 살풀이

 

함께 하는 ... 진짜 내마음과 몸이 하나되어서  하는 살풀이 .....

 

이끝이 해피엔딩이길  바래본다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