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아들 청첩장 뒷면에 그린겨.
숨은 그림 찾기일세.
트럭바퀴. 쇼윈도?
넘어진 나!!!!

무엇이든 펼치면 스켓치북이죠. 히^----^;
이렇듯 무엇인가를 보여지는 화면으로 표현해본다는 것 자체가
'치유'라고 생각해요. 생각은 망상에 가깝지만, 표현해내면
그 과정 자체로 뭔가 해소가 되고 그러더라구요. 표현해서 나온
것의 의미 보다는 그 표현해내는 과정 자체에 이미 모든 것이
다 함축되어 풀어나오고 있다는 것이랄까요. 히^-----^
베리 나이쓰 짱이어요 쌤!^^

저렇게 돈오 돈수하면 을매나 좋을꼬
(형부 온냐 모두)
==>글쎄 말여요. 우선 기운차리고 술을 먹게하자!! 이런 말이 언니 귀에 들리리가 만무하겠지요.
뭐? 술은 입에도 안대야한다고 똑 끊어야 한단 말이야. 니가 지금 상황을 몰라서 그래.
자기 속을 청소하고 싶어서 냉장고 물건들을 씽크대에 다 쏟아 부었다는 형부! 결국을 끄집어 냈는데 청소할 힘이 없어 난장을 만들어 놨더랍니다.
아무튼 시골에서 올라온 들깨가루 냉장고에서 나와 보글보글 끓어버려 언니 에구 들깨가루 아깝다했대요.
그순간 형부는 버럭했답니다.
내가 소중해?
들깨 가루가 소중해?
그래요. 어떤 사람은 사느냐 죽느냐 생각하는데,
어떤 사람은 들깨가루로 맛난 요리 해먹을 생각을 하지요.
이게 한공간 같은 시점에 있는 두사람의 비극이지요.
그순간 형부한테 화악 감정이입이 되면서 언니한테 또 화를 냈습니다.
에구 그냥 말없이 들깨가루 치워주지 않고.
죽었다 깨나다 형부의 고통을 언니가 헤아릴 수 없을 것이고.
3일 4일을 곡기를 끊고 술을 먹는 형부는 파닥파닥 가뿐 숨을 헐떡이며 시체처럼 잠에 들어가버립니다.
가엾은 영혼!
언니의 머릿속엔 곧 9월이면 복귀할 형부의 교사생활을 염두에 두고 있겠지요.
그때까지만 버티자.
그러면 일을 시작하면 저 남자 괜찮아지겠지.
끌끌~~~
아내도, 자식들도, 자신도 잃어버린 이 남자.
누구를 위해서 돈을 벌까?
난 그 남자가 도대체 일어설것 같지 않은데.
언니는 곧 나아지겠지 합니다.
물론 하루아침의 깨달음으로 모든 상황은 늘 역전될 수 있다.
아마도 그녀가 술을 끊게 해버리겠다는 자기 욕심을 내려놓고,
보글보글 맛난 안주를 끓여 기운차게 술을 마시게 해주는 순간이 온다면 말이다.
아마도 그러면 그는 오히려 술을 끊게 되겠지.
난 안다!
죽을 것 같은 그 심정!
단 한톨도 살아갈 사랑이 남아있지 않은 빈 껍데기같은 마음.
말라버린 마음에
스스로 새움을 틔우게 하려면
정말 죽을 것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언니는 형부가 술을 끊으면 약을 지어준다 조건을 건다.
술만 끊으면 뭐든 다해주겟다고 한다.
뭘 해줄건데.
난 생각한다.
술을 끊든 끊지 않든,
그 사람에게 최소 삶을 유지한 최소한 기력을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하고.
형부의 감정을 받아줬다
휘익 내게 연애감정을 느껴버리는 형부!
그래서 내가 그에게 다가가기도 힘들다.
내가 그런 그를 받아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느낀 다음에는 철저하게 한발 빼고 있는데.
그의 애정결핍이 너무도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러니 난 기력이 다 빠져버린 형부에게 호소하는게 아니라,
아직도 살기운이 조금더 남아있는 언니한테 읖소하는 것이다.
제발 있는 그대로의 형부를 좀 받아주란 말이지.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받아들이는게 얼마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지 재서를 통해서 나는 안다.
그래도 그래도 내가 노력하는것이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이 남을 바꾸는 것보다 쉽다는거
내가 아는 것은 그것밖에 없다.

랄라님의 형부 이야기를 읽은 이후 내내 떠나질 않고 제게 머물러 있습니다.
저 역시 우울증이란 판단으로 약을 복용할 때만 해도 스스로 우울증인지 조차 몰랐습니다.
그 힘들고 지난한 외로움은 겪어보지 않으면 정말 모르지요,
스스로 일어 난다는건 힘들고, 주변의 관심은 절대적이라 봅니다.
전 우울증으로 부터 올라오는데 딱 1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약샘의 말씀처럼 뇌가 약해진다는 부분이 얼마나 와 닿던지...그 역시도 지금이니 눈에 들어오지....
제 경험에 의하면 주변인들은 제 우울증에 대해 마치 엄살을 부리는 정도로만 받아 들이다 보니 마음의 문을 더 닫게 되는 일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겉 모습만 슬쩍 보고 아픔에 떠는 제 마음은 읽으려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형부께서는 랄라님이 이렇게 신경 쓰고 있으니 좋은 결과 있을꺼란 희망을 걸어 봅니다.
동병상련의 아픔이 제겐 너무나 크게 와 닿습니다
따라서 건강도 정말 무지 무너지게 되는데....마음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