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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 엄마 마음을 안다 .....2011.04.06 09:47
어제
유축기 고장으로 우리집에 비상이 걸렸다
막내 동생이 아길 낳고 서산 집에 와서 조리중인데
항생제와 소염제를 먹은뒤부터 도무지 젖이 안나온단다
세상에 태어난 우리조카 강희는 현제 혼합수유 중이시다
유축기가 있어야 젖을 짜는데 이게 고장이 나서 한시가 급박한 상황
급히 여기 저기 유축기 수배령을 내렸다
근데 수배되는 유축기가 없다 ㅠㅠ
그때 아무런 거리낌없이 자기것을 빌려 주겠다고 하는 한사람
자신도 모유 수유중인데 괜찮을지 걱정되서 물으니 자긴 잘나온다고
걱정말고 어여 가져 가란다
지난 겨울
몹시 힘든 육아에 지쳐서 우리집 온가족이 나서서 도와줬던 사람이었다
친정은 너무 멀고 근처에 여자자매는 하나도 없고
시누이가 간간히 들러 육아를 돌봐주는 상황이었지만
새로 태어난 아이가 많이 아파서 한시도 엄마곁에 떼어 놓을수도 없다
먹지도 자지도 않던 아이 ... 결국 온가족이 정말 열심히 도왔다
그결과 애기 엄마도 기운을 차리고 아이도 많이 건강해져 그동안 아파서 자라지 못하던
아이가 쑥쑥 자라고 살이 올라 집으로 돌아갔다
그때 그인연으로 나는 둘이나 되는 여자 조카가 생겼고
이모가 되었다 택배로 붙이고 자시고할 시간이 없는 상황
나와 그애기 엄마의 시누이가 함께 그 유축기를 가지러 수원으로 갔다
여전히 육아가 힘들긴 하지만 손을 내밀면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것에
안심이 된다며 웃는다.... 엄마가 젖이 안나오면 아이보다 엄마가 마음이 더 아프고
배가 고프단다 자기는 젖이 많아서 걱정을 안하지만 내동생은 얼마나 괴롭겠냐며
급히 유축기를 내준다 그리고 냉장고를 이리 저리 뭔가를 찾더니
이따만한 생선의 머리를 준다
" 이거 자연산 숭어 머리에요 친정염전에 들어 와서 잡힌건데
이거 그냥 폭 고아서 국물만 그 애기 엄마 주세요 그럼 젖이 잘나올거에요
저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 종종 보새주셔서 고아 먹는데 확실히 젖이 잘나오더라구요
아이 엄마가 지금 몸시 지쳐서 그럴꺼에요 밥도 잘 안넘어갈테니 이거 고아서
사골처럼 먹으라고 하세요 그럼 기운도 나고 젖도 잘날거에요 "
젖이 잘나오라고 자기가 먹으려고 준비했던 돼지 족도 챙겨준다
어찌나 고마운지 ... 생선 머리는 나도 들은 적이 있다 바닷가에서 큰 생선을 잡으면
살말고 머리와 굵은 뼈를 죄다 가마솥에 넣고 사고처럼 곤다음 면보에 내려 그 국물을
산모에게 준다 지금처럼 고기가 흔치 않은 시절에 아이 낳느라 체력이 바닥난
아이 엄마에게 먹여서 채력을 보충해줬던거다
아이를 낳아본 사람이라 아이를 낳고 힘들어 하는 동생의 상태를 이해했다
냉장고 냉동실에서 자연산 고사리를 한무데기 준다 귀한것은 나누어먹는거라고
친정 산에서 엄마께서 직접 꺽어손질한것이니 걱정말고 먹으란다
아이고 이렇게 고마울수가...
집으로 돌아오는길 마음이 든든하고 따뜻하다
얼마전에 이사를 한 그집 아이들을 위해 뭔가 해줄꼐 없을가 고민하다가
쿠키를 왕창구워 보낸적이 있다 아동요리 수업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베이킹 수업을 참 좋아한다 그때 남은 반죽과 재료들을 챙겼다가
이집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양으로 쿠킬 구웠다
아이가 좋아하더란다 그리고 여름 되면 아이스크림을 찾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묻는다
아무리 안먹이려고 해도 동네 아이들 따라 먹게 되니 엄마도 고민이 크겠다
아예 안먹일수 없다면 좀 똑똑하게 먹이는 방법이 있다고
몇가질 알려 줬더니 무척이나 간단하다면 좋아한다
딸기가 많이 나올때 딸기를 왕창 얼렸다가 여름에 아이스크림 대신 줘도 되고
바나나를 얼려서주면 말그대로 바닐라 아이스크림. 찐고구마에 우유나 두유를 넣고 얼리면
그대로 아이들 아이스크림이 된다 비싼 돈주고 천연아이스크림을 사먹느니
이렇게 제철 과일 얼려 먹는게 더 건강에 좋다 친정 엄만가 보내주셨다고 쑥을 나누어준다
지난겨울 당신의 딸과 손녀들을 돌봐줘 감사하다며 그친정 엄마가 우리집에 찹쌀만 20키로를 보내주셨다
작년 찹쌀가격이 10키로에 16만원을 넘어갔는데 ...
20키로면 거의 40만원 돈이나 거기다 그 귀한 무며 배추에
시금치까지 ......돈이 아닌 마음으로 또 당신의 방법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주셨다 .. 그쌀 아직손도 못뎄다
떡보 막내 여동생이 자기 아이 낳을때까지 그쌀 잘 지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왜? 몸추스리면 다 떡해드시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잡고 계시다 ㅋㅋㅋ
나누어주신 쑥에 이쌀을 넣고 쑥떡을 해야 겠다 . 어린 쑥으로 쑥떡을 해서 이집 식구들이랑
우리식구들이랑 나누어 먹어야지 .... 아이들 아빠도 내가 구워보낸 쿠키를 좋아한단다
시판 쿠키보다 덜달고 모양도 지맘대로고 유통기한도 짧지만
그냥 구수해서 좋단다 맛있게 먹어주니 나도 감사하고 ....
시중에 버터 구하기 하늘에 별따기다 해서 포도 씨유에 두유를 섞어 반죽을 한다
그래서 시중에 파는 쿠키보다 고소한 맛이 덜하기도 한다
그맛을 보완하기 위해 땅콩이나 굴러 다니는 견과류를 몽땅 갈아넣고 만들었으니
건강쿠키지 ㅋㅋㅋㅋ 참 고마운 사람이다 이번에 떡을 하면 나눔을 할생각이다
엄마라서 엄마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준다
그리고 나를 이모라 불러주는 예쁜 여자 조카들
혈연이 아니더라도 아이라는 공통 분모로 하나가 되는 사람들
그런사람들이 자꾸생겨서 너무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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