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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에 구워먹은 추억

2011.03.16 23:48

은수 조회 수:1101 추천:129





몸이 회복되는듯 하더니 이번에는  일년이면 두번 정도

 

나를 쥐어 짜는 복병이 나타났다

 

명치끝에 이만한 돌맹이가 있는것처럼 딱딱한 무엇인가가 만져진다

 

설마  암?   말되 안돼 난 이거 정체를 알고 있잖아

 

화덩어리가 뭉치고 뭉쳐서 딱 밥통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평소에 잘 지내다가도 한번  심통을 부리면 나는 온몸이 괴롭다

 

샘께 침을 맞고 하루가 지난 오늘

 

우연히 시장에 들렀다가 오래전 내 아버지가 주사로 집안을 뒤집기 전 시절에

 

온식구가 정말이지 맛있게 먹었던  열기 .... 우리동네 말로는 빨간우럭

 

그게 보인다 꼬박 17년 만이다  그동안  까맣게 잃어 버리고 있었는데

 

상태는 그닥 좋지 않다  그래도 난 거금 1만원을 투자했다

 

20cm 안팍의 길이  툭튀어나온 눈 빨간 몸통  맛있어 보이는군

 

주인장 아저씨가 말라서 비늘이 안쳐진다고 집에가서 물에 잠깐 담갔다가

 

비늘을 치고 구워먹으란다   건성 건성 듣고 후딱 집에 왔다

 

비늘을 치고 지느러미 정리하고 내장을 빼고 ...

 

칼집을 넣고 소금을 치니 아버지 생각도 나고  엄마도 그리고 어릴때 잠시나마

 

행복했던 그시절 생각이 저절로 난다  생선에 간이 베일 무렵  큰맘먹고 장만한

 

2만 5천원 짜리 무쇠 후라이펜을 꺼낸다  낮은 불에 물방울이 튀겨질때까지 달구고

 

기름칠을 살짝 한번하고  빨간 우럭을 익힌다

 

이생선은 비린맛이 없다 희안하게도 그래서 생선찌게 끓이는날에는

 

내 밥그릇 수저 젓가락들고 외가로 도망치던 나도 이생선을 굽는날에는

 

안면몰수하고 정신없이 수저로 퍼먹었다  생선이 익는 동안  먹다 남은 두부에

 

계란옷을 슬쩍입혀서 부치고 이제 마지막 남은 김장 김치를 꺼내서  잘게 썰고

 

양배추를 데치고  ....생선이 익는 동안 3가지 이상의 반찬을 만들었다

 

생선을 담을 접시가 마땅치 안아서 무쇠 후라이 펜째  상에 올리니

 

집에 놀러 왔던  사람이 무지막지 하게 좋아한다  오래간만에 아버지가 행복했던

 

그시절이 밥상에 올랐다  동생과  놀러온 사람과  셋이서 세마리를 눈깜짝 할세 다 먹어 치웠다

 

"  이생선은 젓가락을 깨작거리는게 아녀  밥수저로 이렇게 떠서 먹는거야"

 

생전 첨보는 그러나  먹기에 만만치 않은 빨간 우럭을 보고  놀러온사람이  젓가락으로 조금씩 밖에

 

먹지 못하는것을 보고 내가 밥수저로 푹푹떠주니 좋아한다

 

그리고  그사람도 나도 내동생돋 밥수저로 푹푹떠먹었다

 

빨간 우럭 열기가 정식 이름인 이생선은 가시가 억새서 손질할때도 좀 힘들고

 

먹을때도 억센 가시에 찔리지 않게 먹어야하지만   행복했던 그시절을 공유하고 있는

 

나와 동생에게는 정말이지 행복한  그시절로 아버지가 어머니가 어린 동생과 내가 있는

 

그시간으로 시간여행을 다녀온거 같다   그행복한 기억때문일까  오전 내내 나를 괴롭히던

 

답답함이 풀린거 같다 ... 아버지  딸들입맛하나 알뜰하게도 들여 놨슈  징글 징글하게

 

생선 좋아하는 고양이과 인간으로 맹글어 놨으니까유  근디 큰딸은 아직도 생선회를

 

못먹네요 ...

 

 

 

뱀다리: 집에서 구워먹은 사진이 없어서  어릴적 숯불에 구워먹었던 방식대로 구운

 

          사진이 있어서  올리고  또다른 사진은 구워진 열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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