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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이 크네~2011.01.30 13:56 우리 사무실 근처 철거직전 건물 안에서 오골오골 추위를 피하는 고양이 가족이 있다. 오며가며 보다가... 밥을 주기 시작하다가... 건물 철거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통... 철거예정으로 빈 건물에는 고양이들이 안전하다 느끼고 들어가 살게 되는데 그 중 몇몇은 철거될 때 소심하게 숨어서 나오지 않다가 깔려 죽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밥 몇번 먹인 인연으로 이 녀석들을 도와주려고 마음먹었다.
우리 사무실 건물 1층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고양이 집을 건물 벽 쪽에 만들어주고 그리로 이사를 시키기로. 조건으로 중성화 수술과 예방접종을 시키기로 했다. 내돈 들여서. 고양이가 시끄러운 이유는 딱 두 가지다. 발정 나서 짝 찾을 때, 먹을 것 두고 서로 싸울 때. 그런데 중성화를 시키면 이것 둘 다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생존율 25%도 안되는 새끼들이 태어나 불쌍하게 죽을 일도 줄어드니 좋은 일이다.
그래서 카페 사장님도 선선히 허락을 해주셨다. 이 추운 겨울날 졸지에 집 잃고 길바닥에 나앉는 건 딱한 일이라고,에 한표 주셨다.
그래서... 논문 내고 바로 다음날부터 쉬지도 못하고 고양이들 잡으러 다녔다... 홀가분 카페에 못간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지... 정신노동 끝난 바로 다음 날부터 육체노동을 뛰었으니 말이다. 허구헌날 독수공방 시키는 남편한테 미안할 정도다.
암튼 그래서 이젠 웬만큼 잡아들여 수술 시키고 새로 만든 집에 풀어줄 일만 남았다. 원래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암초를 만났다. 건물 입주단체 중 하나인 "여성연합"에서 딴지를 걸고 나선 것이다. 우리 건물 입주단체 중에서 제일 규모도 크고 힘센 단체다. 뭐 말은 그럴듯 고상하게 하지만 내용은 일반 살림집 아줌마들이랑 똑같다. 요는 고양이들 왔다갔다 하는거 싫으니까 우리 건물 말고 딴데 가서 알아보라는.
약자를 위해 사회운동 한다고 이름 내건 단체에서마저도 건물 안도 아니고 밖에 버려지고 눈에 띄지도 않는 공간 반 평을 내줄 수 없다고 하는데 딴 데 어디가서 고양이 가족이 비바람과 추위를 피할 공간을 찾을 수 있겠나.
실망이 크다. 중성화 설명했고 궂은 일은 내가 다 챙기고 책임질 것이며 그쪽에 피해갈 것 하나도 없다고 다 알아듣게 설명을 했지만 요지부동이다. 더불어 살기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 시민운동, 그거 왜 하는데? 음지를 보듬자는 거 아니었나?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귀찮은 거 싫으니 눈앞에서 치워버리면 오케이라는 사람이 MB정부 들어가 4대강 미화사업이랑 구제역 소돼지 깔끔하게 파묻어버리는 일을 하시지 왜 굳이 낮은 데로 임하려 하시는가.
가서 한번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 그 사람을 아는 사람들이 다들 말린다. 달라지는 것 없을 거라면서. 그냥 내 계획대로 조용히 해버리란다. 그러기로 했다. 나중에 와서 짖으면 그때대로 상대해 주지 뭐.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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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때문에 보금자리를 잃어가는 동물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에
가끔 벌받을거 같다는 생각해요~
보아언니 정말 멋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