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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펌질과 현빈이 시를 읽는다매?2010.12.31 12:05 마지막으로 읽은 최고의 칼럼. 우석훈샘이 장식해주셨다.
시를 읽어야 삽질을 막고 평화가 온단다. 우리 내면의 보드랍고 아름답고 여리고 선하고 사랑스런 심성들을 보살피고 살려내자는 뜻이렸다.
재벌 야그라고 해서 드라마 안봤는데 반짝이 츄리닝이라고 해서 관심없었는데 시를 읽는다고 하니 봐야겠네
[야! 한국사회] 아듀 2010, 아디오스 보온병 / 우석훈
» 우석훈 2.1연구소 소장
눈에 가득 찬 세상을 보며 한 해를 보낸다. 우리 모두는 눈만 보면 마냥 행복했던 시절이 있지 않았는가? 2010년을 보내면서 기억나는 사건이 몇 개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 정말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일을 하나만 꼽는다면 <에스비에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꼽고 싶다.
현빈이 들고 있던 많은 책들, 특히 오래된 시집들이 한국에 다시 열풍을 몰고 왔다. 우리가 지금 왜 시를 읽을까? 물론 현빈이 좋아서다. 그렇다. 원래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동경하고, 그와 같이 되고 싶어서 시집을 드는 그런 존재다.
10년 전, 우리는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새로운 10년을 열었다. 인간의 사회에서 인간이 주인이 아닌 경제, 그렇게 토건경제와 신자유주의, 경쟁 속으로 우리를 밀어넣었다. 새롭게 시작되는 10년, 여전히 ‘양아치’들은 “돈이 최고”라고 외치고 있지만, 시집을 들고, 시가 가득히 꽂혀 있는 책장을 동경하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10년을 맞게 되었다.
어쩌면 다가오는 10년, 보온병은 다시 보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2010년, 우리 곁으로 사회과학이 돌아왔고, 시가 돌아왔다. 마이클 샌델을 읽으면서, 왜 우리는 한국 저자의 책을 읽지 못하는가, 그런 아쉬움이 있었다. 그 허전함을 결국은 장하준이 채워주었다. 그렇다면 시는? 이 마지막 아쉬움마저 현빈이 채워주었다.
4대강 사업은, 시를 잃어버린 시대에 생겨난 지옥이다. 시를 읽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연 대개조’ 같은 소비에트식 동원경제가 가능할 리 있을까? 힘을 숭상하고 규모를 사랑하던 지난 10년, 우리는 아파트에 몸을 담고, 명품에 영혼을 담고, 토건에 경제를 담그고, 자식들은 조기유학을 보냈다. 그래서 생겨난 괴물이 ‘명박 시대’ 아닌가?
결국에는 국민들이 다시 시집을 읽고, 흔적 없이 사라져버렸던 ‘문학소녀’와 ‘문청’,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다시 돌아와야 이 고통스러운 삽질의 시대가 문을 닫는다.
지금의 한국, 정부는 없고, 깡패만 있다. 형님대군의 통치하에서 국고는 ‘룸’에서 작당질하는 ‘치사빤쓰’들의 속지갑이 되었고, 경찰과 검찰, 얘들은 ‘부당거래’고, ‘공의’는 불도저 위에 세워진 ‘친환경 건설 새만금’ 입간판이 되었다.
국민들이 시집을 다시 손에 드는 걸 보면서, 나는 이 ‘작당질 정권’을 만든 한나라당의 유통기한이 끝나가는 걸 보았다. 다음 대선, 우리가 질 리가 없다. ‘삽질 대통령’의 시대, 시집과 함께 끝나간다.
시집은 이 시대 최고의 불온문서인데, 다행인 것은 보온병과 불도저들은 절대 시집을 읽지 않아서 국민들이 오래된 시집을 다시 손에 들기 시작한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장하준의 책을 ‘국방부 불온문서’로 지정한 저 무지막지한 자들도 시집 따위는 검열하지 않는다. 참 다행이다.
“때리지 않고 어떻게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느냐?” 이렇게 말하는 우파들, 걸핏하면 사람을 때리는 재벌 2세들, 현빈만큼만 해라.
‘빈부 격차’ 때문에 여전히 교복을 입혀야 한다는 사람들, 그런데 그들은 대개 빈부 격차 덕분에 ‘보온병’이 대표가 된 정당에 투표하는 사람들 아니던가?
때리지 않는 학교에서, 교복 없고 두발규제 없는 2011년이 온다면, 우리의 다음 10년은 희망적이다. 교복 없는 한국, 사교육 없는 세상, 조기유학 없는 한국, 이런 희망들을 향해 2011년을 연다.
그 새로운 시대를 현빈이 지금 열고 있다. 2011년, 우리 모두 시집 딱 12권만 읽자. 그러면 한나라당의 시대, 확실히 마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쥐가 고양이를 이길 수 없듯이, 불도저는 시집을 이기지 못한다. 아디오스 보온병!
우석훈 2.1연구소 소장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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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