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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의 일..달걀후라이2010.11.19 11:11 식사의 일
김경미
1. 기러기 같은 새하얀 밥 삼사일 떠먹은 이조여인 같은 은수저를 치약으로 닦으면 헝겊이 금세 새까맣다 먹는 것은 검은 색의 일
2. 북극곰은 항상 새하얗게 눈부시기만 했는데 바다코끼리 삼키는 흰털의 앞가슴이 온통 붉은 핏자국이다 당연한데도 놀란 건 식사란 짐짓 모른 척의 일이기 때문
3. 치타는 눈가에 검은 칠이 있다 맹렬한 사냥에 방해될 햇빛의 반사를 막으라는 것 신은 맹수에게도 너그럽다 식사는 신의 일
4. 나무들에겐 걷는 걸음이 없어 어디에도 불려가거나 따라가지 않을 자유가 있으니 한량처럼 앉아서 밥상을 받네 바람이 부지런히 물어다주는 나비를 먹는 일
5. 사람들에겐 단풍무늬의 무릎이 있어 오늘의 매운 연기를 태워 내일의 장작을 얻고 추운 거리에 신호등이 불을 피우면 모두가 손을 쬐러 몰려드는 것
강물처럼 건너가거나 건너오고 어긋나면서 기러기보다 더 높고 새하얀 곳을 향해 또 저리 식사를 가네
~~~시란 이렇게 멋진거다. 일러주는 김경미시인, 북극곰의 피묻은 하얀털 갈비뜯고 삼겹살 굽고 통닭구이.... 아예 대놓고 물고기라고 이름 불리우는 물에사는 고기먹잇감.. 퇴근후에 집에가서 먹어야지 머릿속을 맴도는 달걀후라이...아아악...알면서도 어쩔수없는 내 입맛.
시인은 식사라는 먹는 일에 또 일이라고 거듭 덧붙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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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털의 앞가슴이 온통 붉은 핏자국이다 당연한데도 놀란 건 식사란
짐짓 모른 척의 일이기 때문
==>식사란 이름으로 돼지 등뼈를 끓여 만든 감자탕 맛나게 먹고, 생굴에 보쌈까지. 사실은 남의 살인 것을. 그래요! 식사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남편이랑 친구랑 친구 남편이랑 반주까지 걸쳐가면서 즐겁게 마쳤네요. 서로 누구의 주검이라는 사실을 애써 모르는 척 하면서 하하호호 즐겁게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