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식사의 일..달걀후라이

2010.11.19 11:11

약초궁주 조회 수:1034 추천:98

식사의 일

김경미

1. 기러기 같은 새하얀 밥 삼사일 떠먹은 이조여인 같은 은수저를

치약으로 닦으면 헝겊이 금세 새까맣다 먹는 것은 검은 색의 일

 

 

2. 북극곰은 항상 새하얗게 눈부시기만 했는데 바다코끼리 삼키는

흰털의 앞가슴이 온통 붉은 핏자국이다 당연한데도 놀란 건 식사란

짐짓 모른 척의 일이기 때문

 

 

3. 치타는 눈가에 검은 칠이 있다 맹렬한 사냥에 방해될

햇빛의 반사를 막으라는 것 신은 맹수에게도 너그럽다 식사는

신의 일

 

4. 나무들에겐 걷는 걸음이 없어 어디에도 불려가거나 따라가지

않을 자유가 있으니 한량처럼 앉아서 밥상을 받네 바람이

부지런히 물어다주는 나비를 먹는 일

 

 

5. 사람들에겐 단풍무늬의 무릎이 있어 오늘의 매운 연기를

태워 내일의 장작을 얻고 추운 거리에 신호등이 불을 피우면

모두가 손을 쬐러 몰려드는 것

 

강물처럼 건너가거나 건너오고 어긋나면서

기러기보다 더 높고 새하얀 곳을 향해 또 저리 식사를 가네

 

~~~시란 이렇게 멋진거다. 일러주는 김경미시인,

북극곰의 피묻은 하얀털

갈비뜯고 삼겹살 굽고 통닭구이....

아예 대놓고 물고기라고 이름 불리우는 물에사는 고기먹잇감..

퇴근후에 집에가서 먹어야지 머릿속을 맴도는

달걀후라이...아아악...알면서도 어쩔수없는 내 입맛.

 

시인은 식사라는 먹는 일에

또 일이라고 거듭 덧붙인걸까.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