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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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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홀가분해!!

2010.10.04 01:43

랄라 조회 수:996 추천:118

남편이 그랬다.

사업적 파트너로써 나는 완전꽝이라고.

분명 두번다시 보고 싶지 않은 상대라고.

나는 배신자라고.

그런데 사업적 파트너로 꽝이지만 아내로써 꽝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사실 이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했었는데 그건 아니더란 말.

 

얼마나 듣고 싶었던 말인가!

그가 온전히 아내로만 나를 봐주기를!

 

참 많이 잘라냈다.

남편도 남편이 붙여준 허울좋은 이름뿐이었던 내 동료들도.

홈페이지도 흘려보내고.

정에 끌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연구소 어머님에게도 이별통보(힘들었지만 하고 나니 이게 옳은 길이었다. 감당하기 힘든 적선은 위험한 것이다. 그날은 밤을 뒤척였지만 이제 나는 평화롭다)를 하고.

 

텅텅텅텅

참 많이 비워졌다.

 

아주 오랫만에 남편 옷을 샀다.

내 옷도 샀다.

물론 남편 옷은 세일하는데에서 내 옷은 동네 옷가게에서 오며가며.

그리고 낡은 옷들을 정리해서 보냈다.

세일처에서 산 남편 옷들을 정갈하게 세탁하고 내 옷가지들도 정리했다.

산뜻하다.

 

이제사 비로서 나는 한남자의 아내로 한아이의 엄마로 고스란히 섰다.

이제사 비로서 나는 한연구소의 특수교사로 고스란히 섰다. 생계형 특수교사로써.

누구에게 증명해보일 삶은 이제 살지 않을 것이다.

우선 내가 제일 중요하고.

남편과 아이가 제일 중요한 삶을 살아볼 것이다.

이제사 비로서 남편의 사업파트너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아내로 살아볼 생각이다.

사고 싶은 옷이 있으면 좀 사달라고 콧소리로 애교도 부리면서 말이지.

 

주렁주렁 너무도 많은 인연의 가지들.

그 속에서 참 숨도 많이 막혔었는데.

아주 단촐해졌고.

그래서 나는 지금 아주 가볍다.

좋다.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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