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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

2010.09.16 17:09

랄라 조회 수:1423 추천:247

오랫동안 혼자 꽁꽁 앓고있던 판도라의 상자가 작년에 열렸다.

성폭행까지는 아니고, 사촌오빠의 성추행에 대한 아픔이 끝내 내 지체 속에 숨어있지 못하고 세상으로 튀쳐나와 버리고 만것이지.

튀쳐나올때의 모습도 괴물 같았고,

늘 이걸 발설하면 양쪽 집 관계는 모두 끝나겠지 염려한대로

양쪽집 서로 발걸음을 따악 끊었다.

뭐 서로 그다지 정겨운 사촌간은 아니었어도 경조사 명절때에는 안부인사가 오고가던 사이였는데 말이다.

어째튼

나는 그 상처가 튀어나오면서

오히려 피골음이 나와버리니 시원했다.

그런데 열려진 판도라의 상자 때문에 너덜너덜해진 것은 아무래도 친정엄마인것 같다.

내 얘기를 가슴에 담지 못하고 화풀이를 큰어머니한테 해버린 엄마이고,

그 발설된 이야기는 일파만파

그쪽집이 쑥대밭이 된 모먕이다.

사촌오빠 직업이 교사인지라 혹시나 더 크게 발설될까 노심초사!

엄마는 내 상처를 들여다보기 보다는

끝나버린 친척관계에 더 상처를 받은 듯!

너 때문에 이리 되었다는 말로 가끔 나를 후비시고,

본인이 죄인이라며 책임도 못질 아이를 나았다며 탄식이시고,

(이럴 땐 상처받은 자식은 그런 반응으로 두배 세배로 상처를 받는다. 아! 왜 그날 그렇게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셨던가! 이성이 조금이라도 살아 있었더라면 내 절대로 발설치 않았을 이야기! 그것이 튀쳐나와 이 저 늙은 노모 심기를 불편케 하는고.)

 

추석이 다가오는 즈음!

큰집 오빠(그오빠가 아니고 다른 오빠가) 전화가 왔다. 우리집으로.

난 용서고 뭐고 그냥 평생 안보고 살고 싶다 그리 선언을 했어도. 그쪽은 그게 안되나 보다. 큰집 어머니가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성당에 나가 열심히 기도드린다는 메세지도 전달한다. 젠장! 누가 그 이야길 듣고 싶다고 했나. 초등3학년짜리가 19년 가까이 혼자 품으면서 아프고 아팠던 상처! 이 사람들은 고작 1년도 못 품고 이 개난리들이다. 무슨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얼어죽을 기도는 기도고. 이제 엄마도 큰엄마도 내게 무슨 면죄부라도 받고 싶은듯 이리 부담을 준다. 사람 좀 냅두라는데. 18년까지 품으라고는 안하겠다 반의 반은 못 품더라도 적어도 2, 3년 자숙해야 하는거 아닌가. 자기도 딸 키우는 마당에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쪽이 힘든 만큼 나도 힘들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을 찔금거리며 쉬쉬거리며 나를 나가라고 손짓하던 친정엄마한테 괜히 엄한 불똥을 날렸다. "와! 내가 무슨 죄를 졌는데 나더러 쉬쉬하라고 하노 엄마! 정화 있어 불편하니 담에 통화하자고 그쪽에 그리 말할 수는 없나. 왜 엄마는 내게 죄의식 심어 주는데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엄마는 혹시 내 남편이 들을까 전전긍긍하시는 듯 하다. "다 알고 있다. 이미 예저녁에 연애할때 그 아픈 상처 이 사람한테 다 드러냈구마. 그 상처 어루만져주는 사람이어서 그래서 환장하고 이 남자랑 결혼했다." 나는 이미 이성을 잃었다.

 

엄만 우신다.

자기 죄라며 가슴을 치신다.

젠장!

그 큰집오빠는 왜 전화하고 지랄인데. 우릴 쑤셔놓는데. 빈다고 있었던 일이 없어지는가 말이다. 그냥 넘어가면 되지. 와 생일 전날 전화해서 속을 다 뒤집어 놓고 그러는데. 그리고 왜 내가 쭈빗쭈빗 눈치를 봐야하는데. 왜 내 엄마가 죄인이다 그러면서 눈물을 흘려야하는데. 쫌~~ 내가 싫다고 하는데 한번 엎어진 물인데 다시 주워담을 수도 없는 노릇!

 

전화한 사촌오빠도 밉고.

자신이 죄인이다며 가슴을 치며 내 앞에서 눈물 흘리시는 엄마도 밉다.

 

그러면

나는 어쩌란 말인가!

나를 와 양쪽집 분란을 일으킨 존재라고 죄의식을 심어주느냔 말이다.

내게 무슨 잘못이 있다고.

와!

나를 두번 죽이노.

 

으발!

이럴땐 정말 콰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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