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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일기 그리고 만화가오세영선생님

2010.06.26 01:35

랄라 조회 수:1138 추천:129





주신 만화책은 순식간에 읽어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대정신이 떨어지는 랄라로써는 그래도 쉽게 의미있게 다가온 만화는 "땅꾼 형제의 꿈", "고샅을 지키는 아이", 쟉딱쟉쟉딱쟉쟉"목론"(아주 깼습니다), "부자의 그림일기"였습니다.

 

"땅꾼 형제의 꿈"에서는 랄라가 앞으로 살아갈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꿈을 꿀 것이고, 깡통을 채울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남의 행운과 앞지름에 현옥되지 않을 것입니다. 깡통을 다 채우면 예초에 계획했던 그 꿈을 조용히 현실에 재현해내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고샅을 지키는 아이"에서는 랄라의 어린 시절을 보았습니다. 어둑어둑해질때까지 돌아오시지 않는 엄마를 그 아이처럼 오매불망 기다렸었지요. 물론 그 아이처럼 수동적으로 대문 앞에 털썩 주저앉아 있지는 않았습니다. 높은 지붕, 높은 나무에 올랐었지요. 특히나 높은 나무는 엄마가 어디쯤 오나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이 되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었지만, 저는 그리움이 밀려올때 그렇게 덩그러니 앉아 가만히 참고 있지는 않는 아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움때문에 더욱 몸을 피곤하게 했을까요? 아니면 그냥 나무타기가 좋았을까요? 흐느적흐느적 바람느낌을 느낄 수 있는 높이까지 올라가 그렇게 그렇게 한참을 있다 내려오곤 했습니다. 뉘엿뉘엿 해가지면 엄마가 꼬옥 먹을 것을 챙겨들고 돌아오셨습니다. 들일을 나가서도 엄마는 우리 먹거리를 자연에서 잘도 구해오셨더랬습니다. 산딸기도 따오시고, 딱쥐도 캐오시고, 어쩔땐 연하디 연한 찔레순도 꺾어오시기도 하고. 그 목메인 그리움도 만화 속 주인공처럼 즐겁게 회포를 풀지 못했습니다. 늘 아버지의 주정으로 사흘이 멀다하고 들로 산으로 대피하기 일쑤였으니까요.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렸지만....., 느낌만은 또렷히 남아 저는 고샅을 지키는 아이의 심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묵론"은 정말 유쾌했습니다. 정말 깬다. 쯧쯧쯧~~~

 

"부자의 그림일기"는 가슴도 아팠지만, 어머니의 당당한 저항의식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난은 가난일 뿐이며 그 자체로 수치이거나 죄악일 수 없다"는 작가의 정신처럼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또박또박 한발한발 제 속도로 제 가난을 벗어나고 있는데도 가난에 포한이 진 친정엄마의 컴플렉스를 빨리 채워드리지 못해서 조급해질때도 많습니다. 자기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자식들이 떵떵 집장만하고 큰차굴리고 그리고 사는 모습 보고 싶어하는 우리 엄마. 엄마 그래도 무임승차 부러워하지 않으면서 또박또박 제 속도대로 살아가는 저를 이제는 그만 부끄러워 하셔도 좋을 듯 싶은데 말이지요.

 

오세영 작가에 대해서 검색을 좀 했습니다.

오세영 화백은 일반 대중들에게는 낯설지만 만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독학으로 만화를 공부해 33살 늦은 나이에 만화전문지를 통해 데뷔했다. 이태준, 박태원씨 등 월북작가의 소설을 만화로 그린 ‘오세영 중단편 만화 문학관’으로 1999년 대한민국출판 만화대상을 받았다.“토지를 그릴 사람은 오세영밖에 없다”(시사만화가 박재동)는 평가를 받을 만큼 한국만화의 대표적 리얼리즘 작가로 불린다.(경향신문:2007-6-12)

 

"독학으로 만화를 공부"

왜 약초샘께서 랄라압지께 이 책을 드리고 싶어하시는지 마음을 아주 조금 알 듯도 싶었습니다. 저는 "인생만화" 그 다음에 "반 고흐 영혼의 편지"와 함께 크로키북과 4B연필을 선물해 드렸는데 사실 자신 없더라구요. 그래가지고서야 아버지께 그림을 다시 그리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 여기까지가 한계구나하고 낙담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이끌어 드려야할지....., 사실 자식이 어찌 어버이를 이끌겠는지요. 그 생각부터가 어림없는 소리이지요. 늘 그런 답답한 제 심정에 선생님은 쏴아 단비를 내려주십니다. 진솔한 그림들. 솔직한 그림들. 자신의 이야기들. 그래요 선생님 저도 아버지가 그랜마 모제스가 되시거나 빈센트 반 고흐가 되시기를 바라는건 아니에요. 그저 아버지가 행복하시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혼자 계셔 적적하실텐데 그림을 그리시면 조금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시고 행복해 지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요. 어쩌면 저는 제 삶을 살아내느라 아버지의 구멍을 메워드릴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메워나가실 그 무엇인가를 꼬옥 잡으셨으면 하는 바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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