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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께 드리고 싶은 책 에이 하지 말까?2010.06.17 01:39 울압지한테는 사랑 표현이 자연스럽다. 아무 꺼리낌이 없다. 박재동 쌤 책도 선물하고, 이번 어버이날에는 빈센트 반 고흐 선물과 화구(크로키북+그림연필+지우개+필통)를 선물했다. 물론 이날 압살언니 어머님 문상 갔다 내려갔는지라 마음에 평정심을 잃고 말았다. 혼자 계신 아버지가 왜 그리 쓸쓸해 보이시던지. 사실 다녀와서 2주를 디게 앓았다.
시압지한테도 사랑 표현이 그리 자연스러웠던 적이 있다. 나랑 데이트 한다며 영섭씨 용돈을 올려주셨던 시압지! 신혼 초엔 맥주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참 많이 했었는데. 영섭씨랑 데이트한 첫날! 그 첫날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데, 연대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시간보다 한시간이나 늦게 영섭씨가 왔었다. 아버지가 개인 택시하시는데, 오늘 쉬는 날이라 아버지랑 집에서 한 잔 했단다. 그 말을 해주는데 느낌이 너무 좋았다. 여자친구랑 약속있다며 나가 봐야한다고 하자 아버지가 맛난거 사주라고 '용돈'을 쥐어 주었다고 하셨다. 사실 나는 그날 어쩌면 영섭씨와의 결혼을 결정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굶주렸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 그것을 왠지 이 남자의 아버지한테 모두 보상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처음 좋게만 와닿았던 아버지에 대한 인상이라 그분과 쉽게 분리가 안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영섭씨 자체를 사랑했다기 보다는 그의 아버지 그의 동생을 한꺼번에 사랑한 욕심많은 여자였던 것이다.
시댁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도 나를 찾기 시작한 얄미운 단계를 거치면서도 아버님은 내 알바 아니라고 우겨보면서도 사실 마음 한구석은 늘 편치가 않다. 사랑을 못 받아서 섭섭한게 아니라 가당치 않게도 며느리이면서도 시압지한테 딸로 사랑받기를 꿈꿨으니. 사랑받는 둘째에 대한 그 마음이 어찌 내 것이 되리라고 언감생심! 그런 억지 강짜를 부려놓고, 스스로 경계를 긋고, 내 알바 아니라고 했던 그 얄미운 단계. 이 끝을 내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비폭력의 저자 말대로 결국은 상생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내 행복이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재서를 재서아빠를 이해하기 위해 읽기 시작한 'Manhood[남자, 그 잃어버린 진실]' 그런데 글을 읽는 내내, 내 마음에 남는 것은 재서도 재서아빠도 아닌 왜 시압지일까? 그분께 이 책을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이네. 아직도 아버님께 사랑을 구하는 마음이 남아있는게지. 그런데도 두렵다. 사랑을 구걸했다 또 거절당하는 아픔을 당할까봐. 아니 며느리가 당치도 않을 사랑을 키울까봐. 나도 사랑해 달라고 또 깡짜를 부리게 될까봐 아버님께. 엄밀히 말하면 내 아버지가 아니지 않은가. 내가 그렇게 시압지께 사랑을 구걸하는 것도 참 치졸한 짓 아닌가. 사랑을 구걸할 이유도 또 그분이 나를 사랑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바보! 이렇게 인정욕구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니. 너덧장이나 되는 편지를 써 놓고 부욱 찢어 버렸다. 에이 보내면 뭐해. 내 마음만 아프지. 드리면 뭐해. 결국 알아주시지도 않을텐데. 드려?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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