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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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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에서 눈흘기기

2010.06.06 15:39

보아 조회 수:1240 추천:112

검도 시작한지 1년이 넘었죠. 처음엔 어리둥절, 그다음엔 조금 재미, 그다음엔 슬럼프, 그리고 이제 다시 재미.

남자 회원들이 대다수라 힘, 체력, 기술 몽땅 게임이 안 되지만, 언젠가는 나도 폼나는 날을 꿈꾸며.   

 

어떤 날은 나보다 급수도 낮은 고2 남학생한테 맞기만 했다고 투덜거렸더니 남편 왈,

뭐? 고등학생? 그것도 남학생? 하이고~ 나라도 맞았겠다~

도움이 안 돼요. 도복 정리하는데 아는척 참견하면서 더 엉망으로 만들어놓기나 하구여.

그래도 요즘은 꼼꼼히 가르쳐주는 사형(^^)이 생겨서 배우는 재미에 열을 냅니다. 

 

검도장 다니기 시작했을 때 도통 이해 안되는 게 "도장 문화" 였어요.

도대체 관장님이 가르치는 게 없는 거예요. 처음에 기본동작만 몇 달 가르쳐 주고, 그 다음에는 방목. 

가르쳐주지도 않고 못하면 못한다고 뭐라 하기나 하고 

그것도 죽도 쓰는 법 같은 실용적인게 아니라 규율이니 예절이니 이런 걸로 볶아요.    

그런 거 안 가르쳐 주셨잖아요!

이럴 분위기도 안 되지만 만약 그랬다간

일단 혼나고 봐!  

뭐 이러는 분위기. 

 

아... 운동계란 이런 것인가.

이 분은 나이도 나랑 비슷한 또래인데     

학교때부터 검도부 출신이라니 무지 혼나면서 운동했나보다. 

또 흉기(!)를 다루는 운동이니 "군기"가 엄한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가르치지도 않고 무조건 혼내기부터 하는 건 좀 아니잖아요? 

엊그제는 살짝 열이 뻗쳐서 "사형"한테 가서  

이건 관장님한테 얘기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가르쳐나 주고서 야단을 쳐야죠. 무조건 성질내면 어떡하라구요.

 

사형 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라시네.  

자기도 불만 많았지만 그러려니 한담서. 

그래도 여기 도장이 회비도 싸고 시설도 좋담서 ㅠㅠㅠ

   

관장님~ 계속 그러시다간 도장에서 왕따 될텐데...

하고 도장에서 구박받은 난 약초밭에 와서 눈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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