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얘기 들으니까 대학시절 아주 최단기간 생활했던 산악부 생각이 나네. 1학년 9월에 들어가서 2학년 2월에 그만뒀으니 6개월 생활했다고 해야하나. 배우고자하는 마음에 정말 열심히 했어. 최단시간 생활치고는 암벽에 빙벽 경험 다했으니.

겨울에 10여일 동안 설악동에 들어가서 생활도 했었는데 그때 그 생활을 하고 돌아와서 비판을 했더랬지. 선배 언니를! 결국 대선배 남자분이 그랬어. 정화는 이런 대학 산악부는 그만하고 나중에 사설 산악부 들어가라고.

그땐 몰랐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게 얼마나 중요한 지를. 뭔가 대단한 것을 배워야 한다고. 그런데 그게 아니지. 그곳에 머무는거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거. 난 사람들을 잃었고, 결국 결혼하고 나서는 이렇다할 산 나 혼자 갈 수 없는 신세가 되었지. 남편은 그렇게 내 산생활을 싫어하더만 그 남편과는 야생의 산을 가까이 느낄 수 없었으니......,

언니!
산을 좋아하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머물면 되는 거였어. 그 사람들과 굳이 설악산 태백산 지리산을 가지 않아도 굉장히 많은 공유할 것들이 많으니까.

검도가 좋으면 그냥 그곳에 머물면 되는거야. 무언가 자꾸만 업그레이드 되려고 하는거 그거 언니나 나나 병 아닐까.

뭐!
얘길 찬찬히 읽어보니 사형과 언닌 잘 지내고 관장님만 잘 못지내는건가?

좀 깊은 단계로 들어가는 묘미를 언니는 꼬옥 경험하시길!
멋지잖아.
그냥 보아.
검도인 보아.
물론 언제든 버려질 수 있는 명함이기는 하지만. 검도인이라는 것은.

그냥 랄라.
산악인 랄라.
짝퉁 산악인 랄라인거 같아. 속이 많이 상해.

이젠 그렇게 불릴 수도 없다. 산악인은 무신. 그냥 산을 좋아하는 랄라.

혼나는 것은 괜찮다 이거야. 잘못된 것은 지적을 하면 고치니까.
그런데 별 케케묵은 희한한 법도와 예의를 갈쳐주지도 않고... 그 자체도 뭐 좀 웃기는 게 많긴 하지.
사범이 호구 벗기 전에 먼저 벗었다고 혼남. 그런데 이거 난 몰랐거든. 왜 안가르쳐 줬냐고! 가르치는 게 관장님 일 아니냐고오~
호구 쓴지 1달도 안 된 신참들한테는 뭐뭐뭐만 가르쳐야 하는데 그 이상 가르쳤다고 또 혼남. 그럼 난 왜 호구 쓴 지 10달이 넘었는데 이런 걸 모르고 있냐고! 아무도 안 갈쳐주는데 내가 뭔재주로 아냐고! 글구 내가 그토록 엉터리로 배우는 동안 관장님은 가타부타 말도 없이 뭐하고 있었냐고오~~~
"검도장에서의 예법"을 따로 칠판에 써놓기라도 하던가. 어기면 혼난다!
우리 관장님 훈육방침은 걍 도장에서 굴러라! 인것 같아.
이쪽 운동계는 매뉴얼도 없이 일단 사람 잡고 보자는 분위기인것 같아서 그거 하나 아주 마음에 안들어. 군대식이야 군대식.
좀 빠릿빠릿 하지 못한 축에 드는 초중생 남자아이들은 얼마나 영문도 모르고 갈굼을 당하는지, 나같으면 도장 나오기 싫겠더라.
그런 분위기에서는 사람은 납득 안가는 일에 질문이나 합리적 문제제기를 하기보단 눈치나 슬슬 보며 튀지 않고 몸보신 하는 쪽으로 가게 되어 있거든.
하긴 뭐... 도장 간 첫 날 수련 시작하며 왼손을 가슴에 얹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20년만에 처음 하면서 (시키니 별수 있나. 시작할 때 끝날 때 2번 해야 된다네) 아... 이런 델 내가 와버렸구나... 싶긴 했다.

크하하하 언니! 좋은 스승 만나기가 어디 그렇게 쉬운감~~~ 검도가 계속하고 싶음. 도장을 한번 바꿔봐봐. 검도를 정말로 배우고 싶다면 말이지. 좋은 스승을 삼세번은 찾아야하지 않겠어요.

그게아님! 종목을 좀 바꿔봐. 언닌 실내암벽등반 운동도 자알 어울릴 것 같으데 말씀이지. 몸도 좋고(아주 마른편도 아니고, 또 뚱뚱한편도 아니고), 고집도 있고 하니 실내암벽등반도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관장님들과는 다르게 아주 잘 가르쳐줄 것 같은데. 실내암벽등반은 정중동의 운동이야. 집중력과 아주 천천히 중심점을 잃치 않으면서 위로 오르는 기쁨이 있지. 바깥 암벽등반은 목숨 내놓고 해야하지만 실내암장은 안전하니까 함 도전해봐.

검도-->좋은 스승찾아 도장을 옮긴다!
검도-->인공암벽등반 등등으로 종목을 옮긴다!

홧팅~~~

아...그거.

어린시절 남학교 체육 교련식
커서는 군대식.
더 커서는 회사식.

상명하달. 오로지 닥치고 복종하라.
눈 내리깔앗.

그런데서 검도 배우는거, 정신건강에 해로울듯 싶네.

도장 옮겨볼 생각을 왜 안 했겠냐. 여자 관장이 하는 도장을 여기저기 검색해보다 좌절하고 말았네...
봉천동 서울대 근처랑 당산역 근처에 여자관장이 하는 도장이 있더라고... 그래서 관악은 넘 멀고 당산이 좋겠다 싶었지... 그런데 아놔... 우리 관장 부인인거야 글쎄... 부부가 다 검도인이라네... 그 여자분은 스무살이 넘어 검도 시작해서 국가대표까지 지낸 엄청 만만하지 않은 분이었지...
게다가 검도 바닥이 좁아서 1년이나 다닌 후라면 이미 도장 옮길 타임은 지났다네. 관장들도 다들 선후배며 뭐며 아는 사이라. 처음에 뭣모를때 했어야 하지. 아놔...
암벽등반, 예전에 함 관심가져본 적은 있지. 산악자전거랑 그거랑 뭘 해볼까 궁리하다가 우리 엄니 중풍으로 쓰러지시는 바람에 까맣게 잊어먹었지.
내 친구가 그걸 아들내미랑 하는데, 왜 그 ADHD 인가 하는 큰아들 둔 친구.
이 친구 야그 들어보면 그쪽 동네도 장비값 들어가는 게 만만치 않던걸?

꼬옥 필요한것만 사구 나머진 그냥 체육복으로 대체하면돼. 폼나게 갖춰입으려고 하니까 그렇치. 암벽등반할려면, 벨트와 암벽화는 반드시 자기것으로 사야하거든. 벨트는 95년도에 10만원 정도 했고, 암벽화도 그정도 하면 구입할 수 있을 것이야. 장비가 턱없이 오르지는 않으니까. 난 벨트만 내것으로 사고, 암벽화는 선배님들것 꾸어 신었어. 나머진 집에 있는 체육복 입고 하면되거든.

요새 재서 녀석 데불고, 내가 캄보이 하면서 자전거 타고 연남동근처 홍제천에서 상암고수부지까지 둘이서 자전거 타는 활동 주말에 하거든. 그때 자전거 타는 사람들! 무지 위험한 속도도 아니면서 너무 완벽한 산악자전거 복장하고 타고 다니는 거 보면 넘 이상하더라. 뭐 안전을 위해서 헬멧도 쓰고 해야하기도 하지만 살살 다니면 그렇게 중무장 안해도 되는데 난 그거 싫터라고.

장비 알아가는 재미도 아주커! 또 안목이 생겨서 하나씩 장만해야지 초보때 괜히 떡하니 권해주는 거 사면 자신의 몸과 잘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고. 꼬옥 필요한 것만 구입해서 한번 도전해봐. 익스트림 스포츠는 갖출라고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어. 울쌤 봐봐 그리 도보 산행 좋아하셔도 절대로 뭐 갖춰서 사시지 않잖아. 그러니까 더 개성도 있고 좋아보이더라. 하나씩하나씩 선물로도 받으시면서 뽀작뽀작 장비 늘려가시더만. 장비는 몸의 분신이니까 신중하게 꼬옥 필요한 것만. 뭐 아쉬운대로 암장에 나가면 대여해주기도 할거라고. 그러면 우선 함 매달려봐. 함 매달려보면 금방 안다. 처음엔 두려움 때문에 알딸딸 하지만 곧 하루이틀 자꾸만 수직등반이 눈에 삼삼하면 그땐 수평등반 밋밋해서 못하다니까.
언니 먼저 하고 있어라. 내 곧 뒤따를께. 혹시 아남 서로 등반을 봐주는 등반파트너가 될지. 그거 알지. 수직 등반은 반드시 2인 1조여야 하는거. 물론 수준급인 사람은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밧줄로 추락을 막아줘야하거든.

암벽등반 시작하면 나도 장비 구입해야해. 내 장비는 아르바이트 해서, 100여만원어치 되었었는데(겨울빙벽장비는 특수 신발을 사야했는데 그거 좀 고가야. 아무튼 그랬는데) 산악부 나오면서 다 기부하고 나왔어. 팔자 세질것 같아서 사실 도망나온거지. 아무것도 안하고 산하고만 연애하고 싶어서. 특수교사고 뭐고 다 때리치게 될 것만 같더구만.

이제 결혼질도 하고 애기도 낳아보고 하니까 다시 그 미칠것 같은 그것에 빠져보고 싶네. 당산동 어디께에 인공암장 있었으면 좋겠다. 언니네 집에서도 가깝고, 나도 사무실 나가고, 또 집으로 오고 하는 길에 있으니까.

언니 우리 일 저질러 볼까? ㅋㅋㅋㅋ

쌤은 그러실게야. 야 이 암호랑이들아 니그들 여성성을 활짝 만개하는거 하랬지 누가 섬머슴아같은 거 하라고 했냐 하실거야. 벨리댄스 권하셔 나한테도. 언니 밸리댄스가 함 배워볼까? '강한여자의 낭만적 딜레마'에서도 그랬잖아 스스로의 여성성을 회복하라고. 여성성을 상징하는 뭐 그런것들을 보는것만으로도 또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여성성이 부활한다며. 워때?

밸리댄스?
아님
인공암벽등반?
관절이 다 부실해서리 아무래도 암벽등반은 무리다. 재서랑 자전거 탔더니 손목 무릎 장난아니야. 허리도 아프고. 아무래도 유연성을 위해서 조금 안전한 밸리댄스 ㅋㅋㅋ 여신이 되어보는 것도. 근데 혼자하긴 쫌 민망 같이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가본거 하자. 암벽등반/ 검도 뭐 이런거 하지 말고 말이지.

랄라야 근데 난 곧 초단 따고 싶고 (실은 초단 따려고 열올리는 거임)
초단 따면 또 2단 따고 싶어질 거고... 그럴거 같다 ^^;;;
검도가 싫증나면 그땐 또 할거 줄서 있으니 리스트에 올려놓을게
춤은 난... 사교댄스.... 라틴댄스... 그런거 보면 엄청 하고 싶긴 하더라. ^^

누군가는 나한테 요리에 취미 붙여보라고 하더라만
여성성도 좋지만 요리는 난 암만해도 아니더라...
우리집은 신랑이 요리하고 실컨 어질러놓으면 나는 설거지하고 쓰레기 버리러 간다...

그래 결국 검도가 좋은거구나!! 안심~~ 사실 난 3반 확장해야하거든. 확장까지는 아니고, 2반언니 보내고 3반후배 맞는데, 언니 교실은 그대로 놔두고 새교실 하나 맹글계획 중이거든. 만4년동안 2반언니랑 진행해 왔던 교육과정 시스템화하느라 사실은 정신없어. 뚝딱뚝딱 집 만드는거 이런거 정말 좋아하잖아. 외부적으로 확장은 아니고, 연구소 실평수가 교실 3반 만들고, 부모 대기실을 조금 줄여도 될 정도로 넉넉했거든. 그간 3반 계획 없었는데, 좁게 살고 싶지 않아서 널직히 했는데, 많은 돈 안들이고 뚝딱뚝딱 연말에 3반 만들거야. 그 생각이 머릿속에 꽈악 차 있어. 또 내년 재서 진학하고, 1학년 2학년은 심신으로 스탠바이 해주어야 하는 상황이고. '고통의 자식'인 엄마 노릇 해야지. 그래야 내가 크니까.

언닐 좋아하게 된거 같아. 그래서 언니를 위해서도 일말 시간을 내는것도 괜찮겠다 싶었지. 어쩌면 2반 언니 안 떠날지도 몰라. 예감에. 사실 지금 있는 언니랑 데리고 올 후배 10년전부터 마음으로 꼽아 두었던 사람들이지. 다만 내가 좀 곁다리에 빠졌다 나오는 바람(남편과의 사이에서 꼬옥 사랑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었거든. 사알짝 바람이 왔다갔었네)에 3반 후배 데려올 계획이 2년이나 늦어진거지. 근데 결과는 좋아. 녀석이 동안 무럭무럭 자라줬거든. 이 두사람을 잘 끌고 가느냐. 뭐 아님 2반 언니 잘 보내고, 3반 후배랑 잘 하는것 상당부분 내게 달려있잖아. 그 숙제 이제 남의 것이다 생각하지 않아. 내가 해야할 부분들이니까.

언닌 검도 초단, 2단, 계속 따시구, 나는 연구소 잘 정립하고. 암튼 화이팅이여~~

와와~~ 보아언뉘......검도하시는 모습 그려보니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