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두렵습니다

2010.05.17 09:56

랄라 조회 수:1037 추천:112

강한척 센척 하지만 사실 강하지도 세지도 않은게 랄라입니다.

스물일곱 시집가기 전까지 엄마 젖무덤 더듬던 아가였으니 셀리가 있나요.

혼자 살 자신이 없어 따뜻하게 해주는 사람이 생겼을 때 평생 그에게 기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빠처럼!

신혼내내 잠결에 엄마를 불렀다고 하네요. 랄라는.

그리고 무심중간 남편의 젖을 더듬었다고. 그런 랄라에게 가만히 자기 젖을 내어 주기고 했더랬습니다.

남편에게 너무나 많은 이상을 보여준 것이 불찰이었을까요?

그가 나를 도와주겠다고 지인들을 모아 준것을 모두 거절했어야할까요?

어린 아이처럼 저는 마냥 신이 났었습니다.

꿈을 이야기 하는거, 내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거.

그러면서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실제로 그랬어요.

저는 꽤 제일을 잘합니다. 그런데 잘할 수 밖에 없는데 정말 열심히 하거든요.

학부때보다 더 많이 책을 들여다보고, 더 많이 궁리하고, 더 많이 구하고......,

솔직히 남편이 어떤 꿈을 꾸는지 그땐 제대로 가늠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사람들 물어다 주면 덥석덥석 밥을 사면서 제꿈을 이야기 하고 도움을 구하고 그러면 되는줄 알았지요.

순진한 거였네요.

그런데 반문하고 싶어요.

이 세상에 머리로 생각하는 관계 아닌 가슴을 나눌 사람 하나 필요해서 우리 결혼하는거 아니냐고.

사랑의 결론이 결혼이라고 생각하는 랄라가 어리석었던 것이었을까요?

어째튼

'헛된 희망을 주었다'고 그랬습니다. 랄라남편이.

그 말이 정말로 많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헛된 희망을 주지 말라고.

그동안 랄라홈피를 도와주셨던 분을 얘기하면서 그분을 어떻게 할거냐고.

그런데 이제는 압니다. 랄라가.

남편이 그분을 앞세워 랄라를 다루려한다는 것을.

사실 그분과 정말 신명나게 일을 했었거든요.

그리고 한가정 멋지게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연구소 프랜차이저!

그것이 랄라남편의 꿈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랄라의 꿈은 아닙니다.

랄라는 그저 제가 도울 수 있는 아이들을 만나고 싶을 뿐입니다.

제 배운것을 그 아이들을 돕는데 활용하고 싶을 뿐입니다.

언제나 일관되고 단호하게 말을 해도 헛된 꿈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랄라가 아니라 랄라 남편입니다.

석가탄신일날!

워크샵을 가자고 하네요.

무엇을 위한?

이제는 정말 그의 인연들을 조용히 끊어낼 때가 되었나봅니다.

여보! 혼자해볼께 했네요.

나 혼자해볼께.

이 말이 떨어지면 곧 '생활비'를 반반 공평하게 나누자고 합니다.

마치 자기가 생활비를 다 대는 사람처럼.

그리고 한마디도 꼭 하죠. 투자대비 생각은 해야한다고.

너 혼자 해보겠다고 뻔하지뭐!

뻔하지 뭐!

이말이 또 가슴을 후빕니다.

사실 두렵습니다.

언젠가 생강이가 자기가 너무 의존적이다 고백한 적이 있었는데,

사실 랄라는 더해요.

두렵습니다.

남편한테 독립선언한게.

그가 더이상 랄라를 사랑하지 않게 될까봐.

그에게 잘보이고 싶었습니다.

제가 열심히만 하면 그가 저를 더 많이 사랑해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네요.

그는 그런 사람을 원하는 것이지요.

돈을 벌어오고,

그 돈줄도 나 내어 놓고,

자기 밑으로 완전히 들어와서

그가 저를 좌지우지 관리하고 싶은거에요.

어떤 남자들은 그러대요.

남편한테 저항하지 말고 그렇게 살라고.

뭐 여자가 그렇게 뻣시게 구냐고.

제가 랄라남편을 사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렇게 살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독립심을 잃은 하녀나 다름없잖아요.

주관도 없고

주체도 없고

그런데도 두려워요.

당연한 제 권리를 주장하면 그가 저를 떠나버릴 것만 같아서.

사실 그게 제일 두려워요.

그러니 자꾸만 그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으려고 그에게 맞추려고 해요.

마음은 그게 아닌데

자꾸 위선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지요.

용기를 내어

정말로 혼자 해보겠다고 했는데

뻔하지 뭐~~~

이 말에 다리에 힘 풀리는 랄라가 참으로 한심합니다.

뻔하지 뭐~~~

랄라남편 참 못된남자에요.

늘 말로 후려치고,

사람 기운 앍아먹고,

뻔하지 뭐

이런말 들어도 그래도 제 힘으로 해내야겠지요.

그런데

무섭네요.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또 두렵네요.

그가 저를 사랑하지 않게 될까봐.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