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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아 이제 어제 밤 이군요.) 주유소에서 제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2010.04.29 01:15 오늘은 간만에 주유소 얘기 좀 할게요. 오늘(아 어제군요)은 제가 야간근무를 했어요. 제가 일주일에 하루는 야간근무를 합니다.
그 뭐냐..주유소란 곳이 어차피 다른데서 휘발유, 경유, 실내등유를 받아서 일반인들에게 파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주유소에는 항상 꽤 큰 탱크로리(100드럼 용량, 2만리터)가 주유소 탱크에 휘발유, 경유, 실내등유(이제 실내등유는 겨울 지났으니까 뭐...근데 아직도 추워서 실내등유를 사가는 손님들이 있습니다.)를 붓지요. 아 이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구요...
우리 주유소에 휘발유 탱크로리를 몰고 오는 기사님이 몇 분 계신데 그중에 한 분이 나이 좀 드신 분이 계십니다. 언뜻 봐도 60 다 되어가는 혹시 넘었을지도 모르죠.(탱크로리 기사도 자기 차량 몰고 다니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오늘은 제가 야간 근무할 때 오셨는데 평소 때는 그냥 뭐 날씨 얘기, 그냥 간단한 인사정도 하시고 우리 주유소 탱크에다가 호스 연결하고 휘발유 붓고,붓는 동안 주유소 근처를 배회하시거나 아님 추우면 잠깐 사무실에 들어오셔서 난로 쬐시다가 커피 한 잔 타서 드시는 분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용차비(13만 2천원)를 드리면 고맙습니다. 하면서 받으시고 볼 일 다 마치면 곧바로 돌아가시는 분입니다.
그런데..이분이 오늘 사무실에 들어오셔서 난로 쬐시면서(오늘 추웠잖아요.) 천안함 얘기를 하시더군요, 아직 못 찾은 6명 있잖아요. 언론에서는 '산화자'라고 표현하던데..그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또 근무 교대 시간에 교대하려던 병사들이 많이 살았더라..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그냥 뭐 맞장구 쳐주며(저도 추워서 사무실에서 몸 좀 녹이고 있었거든요.) 그냥 건성으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아직 못 찾았다고 하던데..그 사람들 산화자라고 하지요? 찾기 어렵나 봐요. 속옷 차림의 시체가 많았다고 하던데 아마 다들 잠을 자고 있거나 쉬고 있었나 봐요. "
그분은 제 얘기를 듣고 또 그 6명 끝내 못 찾나봐요...이렇게 얘기하시더군요.
그런데..알고보니까..그분의 조카가 이번에 천안함에 타고 있던 군인이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아직 못 찾은 6명중의 한 명이라고 하더군요. 그분은 자기 조카 얘기인데 아주 담담하게 말씀하셔서 저도 좀 놀랬습니다만...어쨌든 그런 사정을 알고 나니까 여러가지 감정이 뒤죽박죽 되더군요.
전 그냥 그분이 시사적인 얘기를 꺼내길래 제가 아는 만큼만 말씀드리며 뭐랄까...일종의 얘기 거리로 삼은것이었거든요. 솔직히, 어찌보면 우리 그런거 많이 하잖아요? 사건, 사고 등을 가지고 심각하게 진중하게 얘기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얘기 거리를 바탕으로 서로의 속마음도 알아가며 친목(?)을 도모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냥 (심각한 얘기지만) 천안함 피해자가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분과 천안함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말문을 연 것이었거든요. 그런데..그분의 조카가 천안함에 타고 있던 승무원이었다니..뭐 그분에게 몹쓸 짓 같은 건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경우에 없이 말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되니까요. 그냥...있는 그대로(언론에서 들은대로) 얘기를 꺼낸 것인데..그런데 그냥 좀 불편해지더군요. 그분이랑 얘기 몇 마디 하면서도 그분도 그렇게 불쾌해하는 기색은 아니었구 그냥 담담하게 얘기하셨지만 그분께 그냥 좀 아주 좀 미안한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암튼요...그냥 뭐 좀 감정이 약간 불편하면서도 복잡합니다요...흠....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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