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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서일기]힘들어 하는 것 그래도 잘하는 것

2010.03.10 10:18

랄라 조회 수:1277 추천:153





유치원 과정은 재서에겐 하나의 평가의 과정입니다.

유치원만큼 다양한 활동을 접해볼 곳이 또 있을까요?

모든 것을 다 잘해내리라는 것은 처음부터 욕심이지요. 분명 문제가 있는 아이인데 말이지요.

 

1. 힘들어 하는 것

 

제일 힘들어 하는 것은 '이야기나누기'시간이라는 군요.

앉아서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를 듣기도 힘들고 또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도 힘들고. 그래도 어제 담임선생님께서는 친구들 소개하는 이야기 나누기 하는 과정 중에 재서가 자기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순간이 왔었노라고요. 하여 재서도 소개하자 그 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하시네요. 한 아이를 소외시키고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얼마나 선생님 마음을 무겁게 했었는지 금방 느낄 수 있었어요. 다행이었다고 재서가 자기와 눈을 마주쳐서 너무 고마웠고, 또 재서가 친구들과 인사를 나눌 기회를 가져서 기뻤노라고.

 

'체육활동'도 재서에겐 힘들 것 같네요.

게임식으로 진행되는 체육활동. 그런데 그 게임을 설명하는 것을 들어내지 못할거에요. 사신 속 재서는 망치를 빨고 있습니다. 다행인건 아주 멀리 이탈하지 않고 그래도 언저리에 있다는 것이지요. 다음순간 재서를 맨 앞에 배치하시는 센스를 발휘하십니다. 어떻게 해서든 아이에게 활동의 기회를 주고자 하시는 것이지요.

 

2. 그래도 잘하는 것

재서가 좋아하는 활동은 '요리' '미술' '조작' 그리고 '안전교육'입니다.

어제도 구청으로 체험활동을 나갔다 왔다고 하네요. 몸으로 배우는 아이이기 때문에 직접 횡단보도 건너기 놀이도 즐거워했고 또 안전에 관한 비디오 자료도 끝까지 봤다고 하네요. 유치원 안전교육 덕분에 제일 좋아하게 된 TV프로는 '위기탈출 넘버원'입니다. 한시간 이상 꼼짝도 않고 이 프로를 봅니다. 의견도 말하게 되었지요. '아빠 담배피지 마세요. 담배피면 안돼요'하면서. 분명한 것은 실험 위주의 활동엔 재서가 가장 큰 흥미를 보입니다.

 

유치원 선생님께서 재서의 이탈을 모두 막아내지는 못하십니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재서만의 선생님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재서에 대해선 모든 유치원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주방아주머니도 차량아저씨들도. 하여 재서가 탈출을 감행해도 안전은 늘 보장되는 셈이지요. 저는 재서가 모든 활동을 다 잘해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러는 동참하고 또 더러는 그러하지 못하겠지요. 제가 귀 기울여야 하는 것들은 동참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것입니다. 그것이 정말 재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가장 여실이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재서가 조금씩 문제점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이야기나누기나 체육활동의 동참여부로 보여질테지요.

 

흔히들 장애진단은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재서에겐 유치원의 전과정이 활동의 기회를 갖는 과정이자 평가를 받는 과정입니다. 저는 특별한 아이들의 경우 병원진단보다는 이렇게 관찰과정을 통한 장기간의 평가가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진단이라 생각합니다. 환상은 갖지 않을 것입니다. 일년간의 과정을 냉정히 바라보고(아프겠지만) 그리고 다음 단계 여정의 계획을 세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재서가 좌절하기보다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자기의 문제를 정말 극복해 내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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