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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성 강박증에 조언을...2010.03.06 00:05 약초밭 여러 육아선배님께 상담 드립니다. 요즘 해민이는 유치원 적응을 하며 넓은 세상으로 여행을 시작했답니다. 문제는 저의 강박증으로 인해 저녁마다 고통스런 회오리가 휘젓고 지나간다는 것인데요.
물을 엄청 좋아하는 해민이는 양치 세수 시킬 때마다 제 손을 뿌리치며 물을 틀어놓고 맘대로 하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비누와 물의 낭비가 제 눈에 불을 당깁니다.
비누로 수도꼭지와 세면기를 온통 씻어대는 걸 왠만큼 봐주다가 양치할 때 스스로 칫솔, 컵을 씻겠다고 물을 틀어대면 아껴야 하느니라 아껴야 하느니라 첨엔 점잖게 말하다가 버럭~~~이리 내놔아아아~ 으악!! 앙앙앙앙!!!
이게 거듭되니 저의 노이로제는 더욱 심화되고 해민이도 저도 정말 괴롭습니다. 원칙을 정해놓고 한계를 넘으면 단호하게 대처한다~ 이렇게 이론은 알겠는데 실전에선 도루묵이 되어 괴로워요 정말로~
물만 보면 환장하는 해민이에게 따로 물놀이 시간을 매일 줄까요? 제가 강박증이라고 한 건 아이를 교육하는 차원이 아니라 흐르는 수돗물을 보면 광분하는 저의 심리상태가 이성적인 대책수립을 못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한동안 결벽증으로 인해 아이가 더러워지는 것을 못 참고 분노했던 것을 필사적인(?) 노력으로 겨우 극복해가고 있는데 이젠 절약증으로 죽을 지경입니다.
'좋은부모의 시작은 자기 치유다'라는 책을 읽으며 상처 투성이의 제 자아가 각종 공포증, 결벽증, 강박증 등을 이겨내고 행복한 엄마가 될 길을 찾고 있던 중 이 문제를 놓고 벽에 부딪혔습니다.
부디 불쌍한 중생을 위해 한말씀씩만 부탁드립니다ㅠㅠ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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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즐거움이지만 어른들이 싫어해서 몰래몰래 했던 갖가지 일들.
가령, 세수한다고 대야에 물 떠놓고 세수는 잊어먹고 물 속을 물끄러미 하염없이 들여다 보기.
푸세식 변소에서 큰거 볼때 고개 잔뜩 숙이고 똥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나 들여다보기. 것도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놓고서. ㅍㅎㅎㅎ
왜 그런 거에 그렇게 넋을 팔았는지 지금은 저도 몰라요. 아마도 꼬마의 끝없는 호기심이었겠지요.
하여튼 어른들은 질색팔색하고 싫어하고 잔소리하고 야단치고 못하게 했습니다.
거 남 피해주는 것도 아닌데, 저러다 말겠지 하고 걍 좀 냅두면 안되나. 보기 싫으면 안보면 그만이지. 이해가 안 되걸랑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물어라도 보던가.
가끔은 그런 말을 들어요. 넌 아이를 안 키워봐서 부모 심정을 몰라.
맞는 말씀이죠. 그런데 전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듭니다.
어린 꼬마로서 품었던 감정이나 느낌을 전 아마도 부모가 되어 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이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친구들이 아이 이야기를 할 때, 심지어 부모노릇의 고충을 이해해주어야 하는 순간에서도, 친구한텐 미안하게도 친구네 아이들 쪽에 심정적으로 더 가깝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걔네들이 왜 그러는지 웬지 이해가 되어버리고 만다는...
그렇다고 제가 애들이랑 잘 지내는 건 아니지만... 아마도 제 속이 아직 애라서 그런 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