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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풍경-공선옥의 "지독한 우정"

2010.03.04 15:39

약초궁주 조회 수:1008 추천:93

[사랑의 풍경] 공선옥 ‘지독한 우정’

최재봉 기자 (한겨레 문학전문 대기자) 

 

 

 

 

공선옥(1963~)의 단편 <지독한 우정>은 “최악의 조건에서 최선의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등장시킨다. 화자인 스무 살 처녀 수정의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남자친구가 그들이다. 수정 모인즉 뇌성마비 장애인이며, 남자친구인 ‘아저씨’는 젊어서 당한 교통사고로 다리를 저는 처지.

 

그 커플과 수정까지 세 사람이 주문진 바닷가로 여행을 다녀오는 과정은 눈물겹다. 걸을 때면 심하게 절뚝거리고 그 때문에 어깨 한쪽이 기울어진 아저씨가 휠체어의 어머니를 업어서는 차에 태운다.

 

사고 후유증으로 혈액 순환이 여의치 않은 아저씨는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게 무리여서 수시로 휴게소에서 쉬어야 한다. 쉴 때면 어머니는 차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누운 아저씨의 다리를 열심히 주무른다.

 

하루 종일 운전을 한 탓에 피로가 누적된 아저씨는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결국 일행은 어둠 속을 더듬어 가까스로 속초 바닷가의 어느 찜질방을 찾아 들어간다.

 

한밤중에 들어간 그들에게는 그나마 호젓한 자리도 차례가 지지 않아, 두 장애인 커플은 “찜질방 안에서도 가장 밝은 매점 앞이자 화장실 옆”에나 자리를 잡는다.

 

“웬 병신들이 지들도 사람이라고 육갑을 하고 있대나 뭐래나. 나 원참, 둘이 보듬고 와들와들 떨고 있드만.”

 

이런 저주에 가까운 언사가 어머니와 아저씨 커플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봉변을 당한 것은 왜소증 여인과 그의 남자였다.

 

소설은 어머니와 아저씨의 힘겨운 사랑이라는 현재의 서사에, 장애인이자 미혼모로서 외동딸을 힘겹게 키워 온 어머니의 신산스런 과거를 교차시킨다.

 

 “나는 너 낳고 미역국도 한 그릇 먹지 못했다”는 어머니의 말은 그이가 겪어야 했던 고난을 압축하고 있다. 그 고난의 정점에서 어머니는 흰 무명 끈을 헛간 시렁에 걸고 목을 매려 했었다.

 

그로부터 십여 년 뒤인 열다섯 살 생일에는 화자인 수정 자신이 어머니와 같은 방식으로 자살을 기도한다. 말하자면 수정 모녀는 생의 임계점 너머를 넘본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경희야, 난 어떡하면 좋니. 그 사람이 애와 자기 중 선택하래.”

 

어느 날 어머니가 같은 뇌성마비 친구와 통화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 수정은 아저씨가 말하는 선택지가 자신이라고 생각했으나, 이어지는 어머니의 말에서 그것이 지금 마흔다섯 살인 어머니의 뱃속 태아를 가리키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그 사람이 그랬어. 우리 나이가 몇인데 새삼스럽게 애한테 코를 꿰냐고, 즐기기만 하고 살기에도 모자랄 나이라고 말이야.” 그러나 어머니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임신과 출산에 대해 미련을 지니고 있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수정은 어머니에게 메모 한 장을 남기고 외출한다. ‘엄마, 제 동생 낳아주세요. 그래도 이번 아이는 사랑해서 생긴 아이잖아요. 제가 보기에 이젠 사랑이 아닌 것이 확실하지만요.

 

’ 수정의 외출 목적은 시장에서 산모용 미역 한 다발을 사는 것. “나 낳아놓고 못 먹었던 미역국, 이번에는 실컷 먹어보지 뭐.”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수정은 이렇게 말한다.

 

이 의젓한 딸에게 미역의 “비리고 짜고 쓰고 그러고도 달콤한 듯한 냄새”는 “어머니와 내가 살아오면서 맺은 우정의 냄새”로 다가온다.

 

미역을 매개로 삶과 죽음을 넘나들면서 맺어 온 모녀의 우정은 ‘최악의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최선의 사랑’을 넘어선다. 말하자면 사랑에 대한 우정의 승리다. 최재봉 기자

.......

 

 

이글을 읽고 나는 울었다.

옛날 %^&*()_)(*& 말못할 이유로

 복수하듯, 아주 쉽게 유산했던 기억때문에.

 

지금 세월이 흘렀어도

서늘하게 , 떨면서 생각이 나곤한다.

 

딸이었을 아기.

정말 미안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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