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질투는 언니의 힘

2010.02.04 09:53

랄라 조회 수:1296 추천:162

내겐 언니가 셋이 있다.

 

제일 큰언닌 지금 익산에 살고, 철없는 남자랑 애끓이고 20년 넘게 살다 이혼하고 조그만 수제순대국밥집을 운영하면서 두아들과 살고 있다. 큰아들는 우석대경찰행정학과를 나와서 현재 경찰시험 준비중이고, 작은아들은 익산대자동차학과를 나와서 현재 넥센타이어군산지점 배송사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큰아들이고 작은아들이고 엄마곁을 떠나서 살지 않겠다고 다들 익산이나 근처에서 터잡고 살겠다고 한다.(딸들만 엄마한테 의리지키는 것이 아니라 아들도 마찬가지) 그 언니 곁에 엄마가 150평 농가주택을 마련하여 말썽많은 울 아버지가 지금 그곳에 기거하고 계신다. 언니네 집과는 자동차로 30분거리. 큰언니가 한달에 두번이상 아버지한테 들르고, 아버진 그동안 혼자 살아내신 내공이 있어 아주 편안히? 지내신다.

 

셋째언닌 초등학교 선생님이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언니지만....., 사연이 정리가 되지 않아 글을 올리지 못하겠다. 분명한 것은 약초샘 만나기 전 셋째언니 나에게 영웅이었다. 늘 언니가 하는 양을 닮고 싶고, 언니가 하는 것을 따라하고....., 내 성장의 원동력은 바로 이 셋째언니라는 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이 사랑하는 만큼 더 쓰리고 아프다. 현재.

 

이 글의 주인공은 바로 둘째언니다. 내 경제적 후원자?이면서도 늘 형제자매에게 늘 질투가 많았던 언니. 엄마 압지에게 의지할 수 없을 때 나는 본능적으로 가장 책임감있는 가족에게 기댈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언니가 바로 이언니다.

 

상고 다니면서 면접 보러 다닐때, 언니네 신당동 언니네 꽃가게 가서 내일 면접갈 옷을 필요하다 나는 그렇게 당당 언니한테 요구했다. 그러면 언니는 옷가게에 데려가서 옷을 사주고. 나는 언니 고마워하고 그냥 와버리고.

 

전셋돈 올려야할때 손을 내민것도 이 언니다. 언니 1000만원 올려달래. 전세금은 절대로 줄여가는게 아니라고 충고해준 사람도 바로 언니다. 언니는 뭉칫돈 마련해주고, 나더러 조금씩 나누어 자기한테 갚으라고 했다.

 

신랑 대학원 등록비를 손 내민것도 언니! 1000만원, 1000만원 그렇게 빌리고 또 끊어 갚고. 시댁에서 영섭씨 대학원 마치고 취직하자 마자 용돈 내노라고 했을 때, 내 피가 꺼꾸로 솟았던 이유도 진정한 경제적 후원자는 우리 언니인데, 정말 얌체같은 그 양반들이 정말 진저리 나게 미웠다.

 

나 아프고, 내 몸 돌보면서 내 연구소 열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오피스텔 1000만원 보증금 내준 사람도 이 언니다. 물론 언니의 형부도 동의했지만. 날려봤자 1000만워이라며 끊어 갚어 하여 나는 월세도 내고, 또 1000만원도 언니한테 끊어가면서 그렇게 마이너스에서 제로 그리고 나름 목돈을 마련하게 되었다.

 

내가 진짜루 내돈 2000만원을 내 손에 쥐었을 때, 내 사무실을 사야겠다 손내밀었던 사람도 이 언니다. 3년동안 월세50만원 60만원을 냈었으니까 주택담보대출 받고, 언니가 빌려줌 내가 내 영구일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 빠른 우리 언니는 두말?없이 자기집을 담보로 선뜻 4000만원을 꾸어주었다. 그리고 나는 지난해에 2000만원을 끊어 갚았고.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나머지 언니 돈도 더 끊어 갚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또 생각한다. 돈이 없어 2년전 월세로 돌린 15만원이 너무 아까워 언니한테 한번더 아쉬운 소리 할라고 한다. 언니! 전세금 올려주고 언니돈은 벌어가면서 100만원이건, 200만원이건 끊어 갚을께. 아직 입뗀것은 아니지만 울언닌 또 그러라고 할것이다. 그것이 돈 버는 것이라고 칭찬하면서. 이사 너무 많이 다니면 쓸데없는 돈 자꾸만 깨진다고 되도록 불편해도 한집에서 오래 살라면서.....,

 

언니가 그렇게 내 성장을 도와주면서 나는 한번도 언니의 마음에 신경써 본 적이 없었다.

당연했다. 내 마음엔 언니가 엄마처럼 되어 있었으니까.

그런데 내 성장이 언니에게 고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재작년 작년 알았다.

언니가 보기에 너무 승승장구하는 동생을 보며서 나는 뭔가 싶었던 것이다.

중학교 밖에 안 나오고

시부모 모시고 살고

자기는 엄마랑 식당하면서 종업원처럼 지낼 수 밖에 없었는데...,

어느날 쑤욱 커버린 동생!

그 동생의 성장이 기특하면서도 언니는 내 성장의 크기만큼 내게 느끼는 섭섭함도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도와주면 자기를 좀 챙기고 살값게 굴 것 같았는데.....,

뭐 나는 돈 빌릴 때도 당당했고,

늘 돈을 좀 늦게 갚으면서도 당당하다.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갚을 것인데 상대방에게 굽신 거릴 이유가 없다는 것을.

그런데

지나보고 나니,

언니에게 나는 엄청난 기회비용이었던 것이다.

언니는 내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돈을 마련하면서,

자기에게 올 수 있었던 부동산을 살 기회들을 참 많이 놓쳤던 모양이다.

또한 그렇게 도와주었던 동생은 너무나 뻣뻣하기만 하고.

언니는 분노하고,

울고,

.

.

.

.

나는 열심히 내가 성장하는 것이 언니를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내가 벌인 일에 책임을 다하여 전력질주를 했는데, 내 가장 든든한 후원자라고 생각한 언니가 내 성장에 이렇게 상처를 받을 줄....., 난 전의를 상실했다.

전의를 상실했을 뿐만아니라 나도 화가났다.

얼마나 기특한 동생인데 자랑스러워 하지는 못할 망정.

이그 언니 힘든게 성장한 동생탓인가!

자기가 나한테 기회비용을 주었어도 나는 반드시 언니에게 돌려주었잖아.

자기가 고대 나온 형부, 교사 형부 뒤에 숨어 그냥 그 남자의 사회적 위치에 편승하려고 하는데 잘 안되니까 나한테 괜히 화풀이.

언니 마음을 풀어줘도 시원찮을 마당에

나는 언니에게 강펀치를 날렸다.

 

"나 때문에 힘든게 아니잖아."

"한XX! 뒤치닥거리 하느라 언니 청춘 다 가버린거잖아. 언니 스물다섯에 고검하다가 그냥 포기해버린거잖아. 고대나온 남자 만나고 그냥 언니 포기해버린거잖아. 언니 그때 꽃가세 사장님이었고, 언니가 고검하고 전문대 원예학과 갔으면 언니 정말 멋있는 꽃가게 사장님 되어있었을 텐데 언니 형부 뒷바라지 하느라고 우리 동생들 다 포기해 버린거잖아. 내가 누굴 닮아서 이렇게 쭉쭉 크는데 다 언닐 닮아 그런건데. 나는 뭐 황당하지 않았는줄 알아. 언니가 나에겐 엄마였는데...., 나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잖아. 이것 쪼금 도와주고 생색내고 지랄이야"

.

.

.

.

나는 언니가 이제 막 돈도 빨리 다 갚으라고 난리칠 줄 알았다. 든든한 경제적 후원자에게 그렇게 해놓고 사실 나 너무 많이 쫄았었다. 언니가 돈을 회수하면 나는 말그대로 파산인데. 에이 몰라 이눔의 성질머리. 그러게 왜 자꾸 울고 지랄이야. 맘 아프게. 형부보다 훨씬 가능성도 많은 여자였는데.....,

.

.

.

지금 그 언닌!

그렇게 미루고 미뤄왔던 고검을 재작년에 8개월 공부하고 너끈히 합격했다. 그리고 올해는 요양보육사 자격증을 따더니 이제는 사회복지학과가 있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대학 공부할랴면 워드작성은 기본으로 해야하니까 자판은 쳐야한다고 충고하고 작년 반신반의하며 자판공부 시켜놨더니 그간 몰래 열심히 타자연습했나보다. 기본300타는 너끈이 치는 우리지만 언니는 아직 80타. 그래도 독수리 타법이 아니라 열손가락 다 써서 치는 자기가 자랑스럽나보다. 올해는 100타 넘기는게 목표고, 구청에 가서 컴퓨터 강좌도 미리 들어놓는단다.

 

언니~~

언니~~

언니~~

성만한 아우가 없다고 언니는 정말 나보다 한 수 위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언니가 내 성장에 양가감정을 보였었는데(지지도 하고 싶고, 질투도 나고). 이제 언니는 그 질투를 자기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고 쭈욱쭈욱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쉰이 훌쩍 넘고 머리엔 잔서리가 내려 앉았지만 정말 찬란하게 아름다운 언니의 인생후반이다.

 

나는 내가 언니의 동생인게 너무나 자랑스럽다.

 

p.s. 나 언니 잘 둔거 맞죠? 이렇게 언니가 너무 돈을 따져 싫었었는데, 내가 철들고 보니 돈을 대주는게 마음을 다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네요. 부지런 크고 두고두고 언니한테 보답하면서 살아야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질투는 언니의 힘 [6] 랄라 2010.02.04 1296
805 탈모, 두피 혈액순환에 신경 좀 써줍시다.(원고) [1] 약초궁주 2010.02.02 1510
804 이사고민~ [8] 특공수~ 2010.02.01 1168
803 쌤이 알려주신 화장수 만드는법 아시는분 계세요? 검색해도 못 찾겠어요. [3] 김광희 2010.01.30 1263
802 [강추]김탁환-나, 황진이 file 랄라 2010.01.29 1273
801 샘~ 담주 화요일에 갈게요 보아 2010.01.29 1089
800 [굴러다니는 돈] 계란 차이 장철학정명원 2010.01.29 1155
799 은수 자랑질좀 할랍니다 ㅋㅋㅋㅋ [4] 은수 2010.01.29 1239
798 공중그네^^ [3] 바우꿀이 2010.01.28 1065
797 [re] 공중그네^^-자가심리치료에 따봉! [3] 약초궁주 2010.01.29 1450
796 요리 - 인자 시퍼런 풀좀 묵어 봅시다 봄동 겉절이 [2] 은수 2010.01.28 1340
795 월경하니까 잔치하고 싶었어요 [2] 약초궁주 2010.01.28 1244
794 자기 소개서 이거 어쩌면 좋으리까 ㅠㅠ [5] 은수 2010.01.27 1109
793 임신, 정자두 잘만들어내야 성공~~ 약초궁주 2010.01.27 1272
792 랄라님 도움되실거같아서 냄비정보좀 올릴께요 [4] 은수 2010.01.24 2353
791 요리 - 보리 고둥아 너 어디있냐 !! [3] 은수 2010.01.23 1662
790 [re] 윗글 안 읽으면 후회함돠~~ [6] 약초궁주 2010.01.24 1443
789 유방수술 안받구 돈 벌었시유~~ [3] 약초궁주 2010.01.21 1267
788 어젯밤 꿈에 백마타고 달려온 남자는? [5] 약초궁주 2010.01.20 1551
787 랄라 옆 사무실하고 분쟁이 생겼어요. [4] 랄라 2010.01.20 1055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