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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소사...삶에 감사합니다.

2009.11.10 13:20

약초궁주 조회 수:1202 추천:90

한겨레 21을 받아들면

맨먼저 읽게 되는 <만리재에서> 편집장의 칼럼이다.

 

몇주전에 읽은 '삶에 감사합니다'

페이지를 쭈욱 찢어서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틈이 읽었다.

 

삶에 감사하는 메르세데스 소사의 노래가사가

 절절해서....

 

씨디를 사야지 그러다가 역시 잊어버렸는데

오늘 배달온 노래.

 

다시 뒤져서 이글을 찾아 올려놓는다.

 

<삶에 감사합니다...박용현 편집장 글중에서>

 

 

메르세데스 소사가 삶을 놓았다. 향년 74.

아르헨티나의 반독재 투쟁 속에서 저항의 노래로 민중의 사랑을 받던 가수. 1970~80년대 독재 치하에서 망명까지 했어야 할 만큼, 그의 노래는 오선지를 떠나 권위주의적 지배자들의 가슴으로 꽂혔다. 아니, 잠만 깨면 누군가 사라지고 끔찍한 주검이 발견되는 남아메리카의 지옥 같은 시대에도 매일 아침 떠오르는 해를 보며 하루하루 싱싱한 삶을 살아가던 민중의 가슴으로 그의 노래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권위주의적 지배자들은 그 점을 더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부른 대표적인 노래 <삶에 감사합니다>(Gracias a la Vida)를 들으면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1989년 아르헨티나에서 미국 포크송 가수 조앤 바에즈와 함께 부른 노래가 압권이다.

 

한 누리꾼이 아름다운 가사 번역과 함께 노래 파일을 블로그에 올려놨다((http://blog.naver.com/min4min1008?Redirect=Log&logNo=50024460053).

 

 

내게 그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눈을 뜨면 흑과 백을 완벽하게 구별할 수 있는

두 샛별을 내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높은 하늘에는 빛나는 별을,

많은 사람들 중에는 내 사랑하는 이를 주었습니다

 

 

내게 그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밤과 낮에 귀뚜라미와 카나리아 소리를 들려주고

망치 소리, 터빈 소리, 개 짖는 소리, 빗소리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의 그토록 부드러운 목소리를

녹음해 넣을 수 있는 넓은 귀도 주었답니다

 

 

내게 그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생각하고 그 생각을 주장할 수 있는 언어와

소리와 알파벳을 선사하고

어머니와 친구와 형제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이의

영혼의 길을 밝혀주는 빛도 주었고요

 

 

내게 그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피곤한 발로 진군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나는 그 피곤한 발을 이끌고 도시와 늪지

해변과 사막, 산과 평야

당신의 집과 거리, 그리고 당신의 정원을 거닐었습니다

 

 

내게 그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인간의 정신이 열매를 거두는 것을 볼 때

악에서 멀리 떠난 선함을 볼 때

그리고 당신의 맑은 눈의 깊은 곳을 응시할 때

삶은 내게 그 틀을 뒤흔드는 마음을 선사했습니다

 

 

내게 그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게 웃음과 눈물을 주어

슬픔과 행복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 슬픔과 행복은 내 노래와 당신들의 노래를 이루었습니다

이 노래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노래입니다

모든 노래가 그러하듯 내게 그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이 아름다운 노랫말에 권위주의적 지배자들은 떨었을 것이다. 하늘의 넓이를 닮은 성량으로, 나무의 푸름을 닮은 음색으로, 그리고 기름진 대지처럼 검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그는 노래했다. 우리의 삶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그 아름다운 향유를 방해하는 자는 끝내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중략~~~~~~~~~

 

약초밭에 모여

오손도손 피어있는 그대들에게도

흠뻑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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