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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공부 인생공부

2009.10.27 18:21

압살라 조회 수:950 추천:142

 

'노무현은 얼마나 속터졌을까?

 

감나무, 꽃나무가 많은 마당에 뻑가서

새집을 얻어 이사를 해놓고 보니,

이 분...연식이 한 30년 되신 분이라

현관문도 덜컹덜컹 창문도 덜컹덜컹.

돈 들어갈 때가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모기는 또 얼마나 많은지...ㅋㅋ 에효~

 

그래도 일반 집보다 40센티미터나 높은 천장이 맘에 들고

현무암 비스무리한 돌을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아 마감한 벽에

벽난로까지 붙어 있어 나름 개성만점이다.

 

집 얻는 것만 봐도 난 절대 실용주의자가 못된다.ㅋㅋ

 

암튼,

커다란 틀만 맘에 들면 디테일은 고치면 되는 것 아닌가.

근데 이 주인넘이 꼴통이다.

 

내 딴엔 인건비 아낀다고 이래저래 견적서를 뽑아 주며

한퀴에 고쳐달라 했더니

애까지 들쳐업고 있는 나에게 엄청 꽥꽥거렸다.

수리비는 총 45만 원.

이런 집에 돈 아까워서 45만원씩이나 투자할 수 없다는 거다.

 

나도 아기 앞에서 꽥꽥대는 놈한테 예절이고 나발이고 없다.

이사비용 포함해서 젠셋값 당장 내놓으라고 더 소릴 질렀다.

이 쉐이, 살짝 당황하더니 현관문, 수도는 고쳐주는데 창문은 못 고쳐주겠다며

총총히 사라졌따.

그로부터 1주일 후인 어제.

부인하고 둘이 나타나 직접 거실 창문 조금 고치고

현관문 고치더니 바쁘다고 사라졌다.

다른덴 나중에 시간나면 고쳐준다면서.

 

전세 사는 사람들은 내가 긴 얘기 안 해도

어제 오늘 내가 뭔 생각을 했는지 알 것이다.

어젯밤, 분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해서

낮에 쐬주 일잔, 밤에 쐬주 석잔 했다.

자학도 하게 되더라.

나는 병신인가?

 

밤에 뒤척뒤척하다가 막판에 든 생각이

난 요까짓 일로도 기분이 참 거시기 한데

노무현 대통령은 그 쓰레기들 상대하면서

얼마나 가슴이 답답했을까 싶은 지점에서 처방전이 내려졌다.

 

에라 모르겠다. 씨바.

바람아 불어라~비야 들쳐라~모기야 뜯어라

인생 닥치는대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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